美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버냉키 "적극 지지"
신용폭풍에 이어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책 당국이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거듭 피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추가 경기부양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선 것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버냉키 "경기침체 이어질 것"...추가 경기부양책 지지=버냉키 의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의 경기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의회의 경기부양책 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은 "소비자와 기업, 기타 대출자들이 금융권의 신용에 접근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버냉키 연준 의장이 20일(현지시간) 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버냉키 의장은 올초 예산위원회에 참석했을 당시에도 경기부양책이 미국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경기부양에 따른 정부의 재정 악화가 다음 세대의 부담을 늘릴 수 있지만 최근 수분기에 걸친 미국 경제의 악화와 향후 전망을 감안할 때 현재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 경제가 향후 몇분기 동안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비지출 악화를 비롯해 경제활동 둔화가 경제 대부분으로 파급됐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부가 실시한 2500억달러 규모의 은행권 지분 매입에 대해서는 금융시스템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나 전체적인 효과를 측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버냉키 의장은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품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경제성장 둔화로 인플레 압력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는 28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연방기금금리선물을 통해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해 1%로 끌어내릴 가능성을 51.5%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8일 긴급회의를 통해 연방기금목표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백악관 "추가 경기부양책 검토할 수 있다"=한편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악관 역시 이날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데이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부시 행정부는 추가 경기부양책 논의에 대해 개방돼 있다고 밝혀 기존 반대 입장에서 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돌아섰음을 시사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의회의 구체적인 방안에 따라 대통령의 승인이 달려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모든 경제자문관의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버냉키 의장은 그중 중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일각에서 일고 있는 구제금융 규모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모든 금융회사의 지분을 매입할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재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통해 모든 금융회사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우량 회사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도록 구성됐다"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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