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고 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종부세 개편안을 공식화함에 따라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개편안은 종부세 부과기준을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종부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주택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다고 해도 종부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과표구간이 단축되고 세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행 주택분 종부세율은 ▲과세표준 3억원 이하 1% ▲3억원 초과~14억원 이하 1.5% ▲14억원 초과~94억원 이하 2% ▲94억원 초과 3% 등이다. 그러나 개편안은 세율을 ▲6억원 이하 0.5%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 0.75% ▲12억원 초과 1%로 낮췄다.

가령 공시가격 10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면 지금은 종부세 부과기준인 6억원과 공시가격의 차액인 4억원이 과세표준이 돼 종부세로 260만원(공시가격 80% 적용)을 내야 하지만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과세표준이 1억원으로 줄어 종부세가 5분의 1 수준인 20만원으로 대폭 준다.

아울러 공시가격이 1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종부세가 재산세로 대체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종부세가 사라지는 셈이다. 현행 세제는 주택의 경우 1억원 초과분에 대해 0.5%의 세율로 재산세를 물리고 종부세 부과기준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산세 대신 종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례로 공시가격 14억원 주택을 보유한 경우 9억원까지는 재산세 0.5%를, 9억원을 초과하는 5억원에 대해서는 종부세 0.5%를 내면 된다. 명목만 다를 뿐 부담해야하는 세액은 같아지는 것이다. 다만 납세 절차는 구분해야 한다.

1가구 1주택 고령자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개편안은 60세 이상~65세 미만은 10%, 65세 이상~70세 미만 20%, 70세 이상은 30%씩 세액을 감면키로 해 전국 4만가구 가량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밖에 개편안은 사업용 부동산(별도합산토지)의 종부세 부과기준을 4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높이고 세율도 현행 0.6~1.6%에서 0.5~0.7%로 낮추기로 했다. 또 나대지 등 종합합산토지의 종부세 부과기준 역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고 과표와 세율도 15억원 이하는 0.75%, 15억~45억원은 1.5%, 45억원 초과는 2% 등으로 완화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개편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상정해 내년부터 적용하고 올해분 종부세는 지난 1일 세제개편안에서 발표한대로 과표적용률을 지난해 수준인 80%로 동결하는 한편 세부담 상한을 150% 하향조정하는 방식으로 일부 완화해 줄 방침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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