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위기로 금융공기업 매각 '빨간불'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산업은행을 제외한 금융공기업의 민영화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지분 매각에 나설 예정이었던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우리금융 주가는 19일 현재 1만1700원으로 4개월 전의 2만850원보다 9150원(43.9%) 하락했다. 정부가 투자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금융 주가가 최소한 2만원은 넘어야 한다.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5월 지분 5%를 매각할 당시 가격도 2만2750원에 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지분 매각 시기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민영화를 앞두고 지분 매각 작업에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 중인 기업은행 지분은 2011년 이후 완전 매각되지만 향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10여 개 기업의 매각 작업도 순탄치 않다.
올 들어 증시침체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할 경우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기업을 헐값에 내다 판다는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의 신용경색으로 유동성도 부족해 적당한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난 여론을 피하고 공적자금을 제대로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각 시기를 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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