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신확대 주력…'쩐의 귀환'
국내 은행들이 부족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 올 상반기 수신 잔액이 6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08년 상반기중 은행 수신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108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6조8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2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수신 증가액(28조1000억원)보다는 무려 2.4배 가량 늘어났다.
은행들은 지난해 시중자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주식형펀드 등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면서 돈가뭄에 시달린 바 있다.
상품별로는 예금이 지난해 하반기 8000억원 감소에서 올 상반기 34조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이자를 거의 지급하지 않는 요구불예금은 2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고금리 정기예금은 38조6000억원 급증했다.
정기예금 증가액도 지난 2002년 상반기 39조3000억원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형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를 중심으로 16조5000억원 증가하면서 지난해 하반기의 4조원에 비해 증가폭을 확대했다.
반면 금전신탁과 금융채 증가액은 각각 9000억원과 1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예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수신 확충에 나선 결과 정기예금 잔액이 급증했다"며 "대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시장형상품 판매도 크게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 수신 잔액 중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62.3%에서 지난해 6월 말 58.9%, 지난해 말 57.2%, 올해 6월 말 56.9%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형상품 및 금융채 비중은 같은 기간 30.9%, 34.5%, 35.6%, 36.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은행의 수신계좌 수는 1억7222만좌로 지난해 말보다 475만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CMA 계좌 수가 급증하면서 은행 수신계좌 수는 24만좌 감소했었다.
저축성예금의 계좌당 예금 잔액은 395만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7만원 증가했으며 정기예금의 계좌당 잔액은 3758만원으로 497만원 늘었다.
한은은 은행의 고금리 특판 상품에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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