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매각 성장 가능토록 추진"

2008-09-10 14:03

유창수 CEO "시장환경 변화 따른 결정"
노조측 "독단적 매각 막기 위해 투쟁"

   
 
 
유창수(사진)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사 매각 추진 사실을 확인하면서 동요 없이 일할 것을 직원에 당부했다.

유 부회장은 10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유진그룹은 지난해 3월 서울증권 지배주주가 된 이후 증권산업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경제상황 변화로 소기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짐에 따라 부득이 매각 검토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부회장은 "만일 매각이 결정된다면 기존 인력에 대한 고용안정성 확보는 물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진투자증권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경영활동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행될 것이다. 임직원 여러분도 대고객활동이나 업무처리에 있어서 이전과 다름없이 임해 달라"고 덧붙였다.

유진그룹은 전날 조회공시 답변에서 유진투자증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해 3월 유진그룹은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하고 대규모 지점 확대와 전산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도 적극 모색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내놨다.

그러나 돌연 재매각 쪽으로 선회한 것은 증권업계 환경이 급격히 악화한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01억원 순이익을 냈으나 올 4~6월에는 1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유진그룹이 시급하게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점도 증권사 재매각을 검토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이마트 인수로 유진그룹은 1조1000억원을 외부에서 차입하면서 재무부담이 급증한 상태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 영위를 위한 수요가 여전히 많은 상태이다. 유진그룹은 증권사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게 가장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유진투자증권노조는 유진그룹이 협의없이 독단적으로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에서 "유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은 회사 성장을 위해 희생해 온 직원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다. 유진그룹 독단으로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일을 투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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