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쇼크로 中 교민사회 '출렁'

2008-09-08 14:40
실질 원화가치 30% 하락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비자발급 요건이 강화되며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던 교민들이 환율쇼크로 인해 중국으로의 발걸음이 선뜻 떨어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숫자가 크게 줄어든 교민들의 생활마저 빠듯해져  중국의 교민사회가 활력을 잃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매매기준율 기준 1위안에 125원 안팎이었던 위안화 대 원화 환율은 지난 5일 현재 166.14원까지 치솟았다.

다롄(大連)에 거주하는 교민 한모씨는 "동북3성 교민들은 불법이긴 하지만 환치기 방식으로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 생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위안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제 받는 돈이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들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환율로 한국에서 원화 100만원을 송금받으면 1년 전에는  7500위안 정도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5900위안밖에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민들은 원화의 평가절하율이 25% 정도지만 "중국의 물가상승까지 감안하면 실질 원화가치는 30% 이상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자 교민들은 교통비와 같은 기본적인 지출을 줄여가며 생활비를 아끼고 있고 한인업소의 매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한국으로 물건을 수출하거나 돌파구 모색 차원에서 사업을 준비 중인 교민 사업가들이 피부로 느끼는 환율상승은 거의 살인적인 수준이다.

   
션양 시타(西塔)
사진설명: 중국 션양의 한인촌, 시타
중국에서 정미기 부품을 생산하여 한국으로 수출하고자 했던 선양(沈陽) 교민 이모씨는 "위안화 환율상승으로 제작원가가 한국과 비슷해져 생산을 포기했다"며 "중국에서 신규사업을 모색 중이거나 사업 초창기라 한창 한국에서 돈을 가져와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가들은 자금부족에 환율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던 수입업자들도 위안화를 기준으로 수입원가가 싸졌지만 물류비를 비롯한 기타 비용이 덩달아 상승해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황이 이쯤되니 올림픽을 맞아 일시 귀국한 교민이나 유학생들의 '회귀율'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둥(丹東)의 한 교민은 "올림픽을 앞두고 일시 귀국한 교민들 가운데 중국 사업체를 차리지 못해 거류증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았다"며 "중국의 물가도 예전같지 않고 환율까지 올라 다시 들어오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장완 재선양한국인유학생회총연맹 대표는 "환율상승 등 영향으로 신입생 숫자나 기존 유학생의 등록율 모두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을 전하며 구체적인 등록인원은 추석이후에나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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