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 잠재운 ‘금호아시아나’ 신사옥으로 이사

2008-09-04 15:07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여 한동안 몸살을 앓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서울 신문로 사옥 맞은편의 신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4일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에 따르면 현재 금호생명 소유의 본사 건물(1관)에 입주해 있던 모기업 금호산업을 비롯,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들이 금호아시아나 메인 타워(이하 신사옥)로 이번주부터 단계적으로 한 달 가량에 걸쳐 이사를 단행한다.

신사옥은 지난해 8월 상량식을 갖고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 지하 8층, 지상 29층 규모로, 오는 22일 준공식을 갖고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에 준공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신사옥은 그룹 박삼구 회장이 500년 가는 기업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일환으로 심혈을 기울여 건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옥의 특징은 앞부분은 배불뚝이처럼 조금 튀어나왔고, 뒷부분은 잘록한 S라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앞부분은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상승’의 이미지를 넣었으며 뒷부분은 도심은 물론 세상을 받아들이는 ‘포용’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의 주문에 의해 빛의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특수유리를 항공편으로 미국에서 공수해오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기존의 본사(1관) 건물에 입주해 있었던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이 빠져 나가는 빈 자리에는 현재 서울역 앞 대우센터 건물에 입주해 있는 대우건설이 들어오며, 금호생명과 몇몇 계열사들이 사용하게 된다.

사무실 이전은 계열사별로 단계적으로 실시하며 금호타이어는 오는 10일, 모기업인 금호산업은 오는 18일로 이사날자가 잡혔다.


이번 이사의 대행은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본격 인수된 물류기업 대한통운 맡고 있다.

한편 최근 두산, 코오롱 등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대기업들의 유동성 위기설의 시발주자가 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7월말 박삼구 회장이 직접 나서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하여 위기설을 진압한 후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3일 박삼구 회장은 20여명의 그룹 최고경영자(CEO) 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9월 실적이 그룹 정상화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계열사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유동성 위기설의 화살이 다른 곳으로 빗겨갔다고 절대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며 “그룹 전체적으로 3∙4분기가 성수기인만큼 좋은 실적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말 기업설명회 당시 금호아시아나는 내년말까지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총 4조5740억원의 현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유동성 확보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