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리먼 인수 국내 파트너 '오리무중'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리먼브라더스 인수전에 참여할 국내 투자 파트너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한 투자 파트너로 거론됐던 몇몇 시중은행들이 인수 참여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분매입 가격을 둘러싼 산업은행과 리먼브라더스의 이견차도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최종 인수까지 험난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날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위해 국내 민간은행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발표한 데 대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일제히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추진과 관련해 우리금융은 어떤 제안을 받거나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리먼브라더스 인수에 대해 지분 참여 등 어떠한 의향도 없다"고 주장했으며 하나금융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투자 파트너로 나설 은행이 어느 곳인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산업은행 측은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와 지분매입 가격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적정 가격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미국 CNN 머니는 2일(현지시각) 리먼브라더스가 이달 말 발표하는 분기 실적에서 28~40억달러 정도를 추가로 손실 상각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먼브라더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116억달러 규모로 추가 손실 상각이 발표될 경우 시가총액 축소가 불가피하다.
CNN 머니는 "산업은행이 리먼브라더스 지분 25%를 6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대로 협상이 타결될 경우 산업은행은 현재 시가의 2배 가량을 지불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리먼브라더스 측은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이달 말 전까지 지분 매각 협상을 마무리짓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가 미국 내 4위의 투자은행이기는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엄청난 부실을 떠 앉고 있다"며 "실제 부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둘러 인수에 나설 경우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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