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소 위기설, "왜"
지난 5월 30일 붕괴된 중국 후동중화조선소 크레인 |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는 위안화 평가절상과 낮은 기자재 산업발전 속도, 후판을 비롯한 주요 원가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곳곳에서 위기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우선 위안화 평가절상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8년 들어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지면서 상반기에만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6.5%나 평가절상됐다.
조선소가 선수금 비중을 늘리고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는 계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환 헷지 파생상품 종류는 적고 수출 비중이 높은 상태로 환차손 규모가 비교적 큰 구조를 갖고 있다.
상반기에 순수하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만해도 14억위안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처럼 위안화 평가절상이 계속 된다면 중국 조선업계가 자체적으로 이를 흡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또한 낮은 기자재 국산화율도 중국 조선소의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선박 수주를 통해 수령한 외화를 소비하기 위해 적지 않은 조선소가 해외로부터 기자재를 우선 구입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기자재 국산화율이 낮아지고 기자재 산업 발전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이다.
기자재 수급이 원활치 않아 조선소의 선박 적기 인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박 건조량 증대에 따라 선박용 중저속 엔진 등 기자재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했지만 중국내 공급 부족에 따라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선박용 엔진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나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갑판기계, 항해장비, 프로펠러, 크랭크샤프트 등 주요 기자재가 역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일부 조선소의 경우 핵심 기자재를 제 때 조달하지 못해 인도지연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후판 등 철강재 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조선소 원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강재가격 상승은 지난 2003년과는 달리 세계 철광석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원가상승에 동반된 것이기 때문에 단기 내에 하락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각종 규격의 선박용 강판 평균 가격은 7600위안/t으로 연초 5800위안/t 대비 30%가 상승했다.
게다가 올해 건조 선박은 다수가 CSR 해당 선박으로 사용되는 강재량이 선형별로 3~7% 늘어나 원가부담 압력을 높이고 있다.
6월말 수주잔량 기준2008년 선박용 강재 수요량(수리, 개조, Offshore, 블록 포함)은 약 1500만t으로 t당 1900위안이 상승한 것으로 285억위안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또한 품질, 안전 등 관리감독이 미흡한 점도 중국 조선소들의 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중국 조선소의 건조량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일부 조선소는 인도량 증대, 조기 인도를 추구하느라 품질, 안전 등 관리작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가동된 중소형 조선소는 설비, 기술, 관리, 이력 등 각 방면의 역량이 부족해 건조선박 품질 저하 요소가 다분하고, 이는 곧바로 납기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조선 선진국에 비해 하이테크 신기술 선박 연구개발 저조한 것도 중국 조선소의 문제다.
초대형선 및 고기술선 발주가 활발한 가운데 중국 조선의 기술력 및 수준은 조선 선진국 대비 아직 설계기술이 부족하고, 생산관리 기술 및 정보화 응용 수준 부문이 낙후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발주된 VLCC 및 1만TEU급 이상 선박의 70% 이상이 한국에 집중됐으며, 고기술선인 LNG선 시장은 한국 조선소가 모두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