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 ‘자물쇠’, 32년 만에 ‘풀렸다’
그간 임대만 가능했던 토지 및 건물 등 국유지가 향후 민간에 임대 및 분양이 가능해짐은 물론 영구시설물 설치까지도 허용된다. 또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유한 유휴재산을 기획재정부가 거둬 사용할 수 있는 ‘직권용도폐지권’도 신설된다.
다만 국유지의 무분별한 무상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료 면제대상에서 ‘공공단체’는 제외된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 관리상의 여건 변화와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유재산법 전부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지난 1976년 국유재산법이 전부 개정된 이래 달라진 행정환경 및 제도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국유재산의 기본 체계를 정비하고 그동안 소극적으로 운영되던 국유재산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에는 우선 국유지 위탁개발사업과 관련해 개발유형을 임대와 분양, 혼합형 등으로 다양화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규정은 시행령에 위임하기로 했다.
국유지의 경우 현재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와 토지공사 등에 위탁해 개발돼왔으나 ‘임대허용’, ‘분양불가’라는 정부의 방침으로 인해 그 활용에 상당부분 제한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정부는 대부받은 국유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영구시설물 설치를 제한적으로 허용 하고 임대 시 재계약, 일반재산에 대한 사권(私權)설정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놀리고 있는 유휴행정자산에 대해 총괄청인 기획재정부가 직권용도폐지를 결정, 잡종재산으로 전환해 관리권을 갖도록 하고 관리청은 소관 유휴행정자산의 현황에 대해 보고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국유지의 무분별한 무상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료 면제대상에서 ‘공공단체’를 제외하고 낙도 폐초소 등 미활용 국유건물은 사유지 소유자에게 양여해 민원해소 및 국유재산 관리비용 절감 등을 꾀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방대한 국유재산에 대한 상시 실태조사, 권리보전조치 등의 관리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재정부 국고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유재산 관리체계 개선준비단’을 내년 말까지 설치 운용하면서 전담조직 설립여부와 방향을 결정하도록 했다.
김근수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은 “과거에 국유재산의 관리정책 방향이 유지와 보존 위주의 정책이었다면 앞으로는 기회비용 측면 등을 감안해 활용하는 방향으로 관리정책을 변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국유재산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