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지속… 추가 하락 가능"
15거래일째 매도공세… 기관 매수여력 촉각
내달 3일 유럽중앙銀 정책금리 결정도 변수
국내증시는 지난 주말 국제유가의 배럴당 140달러 돌파 소식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키면서 버팀목으로 여겼던 코스피 1700선과 코스닥 600선이 동시에 붕괴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 대한 인식이 비관적으로 바뀌면서 보름째 국내증시에서 매도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국내 기관이 이들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지수는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7월 3일(현지시각)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금리 결정에 따른 유가의 등락이 하반기 증시 시작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장중 1901.13을 기록한 이후 1684.45로 마감한 27일까지 216.68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은 9일부터 27일까지 무려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매도 규모가 4조479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26일 193억원으로 줄어든 덕분에 주가 하락세가 크게 둔화했으나 27일 4131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코스피지수는 33.21포인트 급락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에도 대규모 매도세를 나타냈으나 최근의 매도와는 배경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가 확산하자 헤지펀드와 대형 금융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팔다가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정책적 공조에 힘입어 신용경색이 완화 기미를 보이면서 매수세로 전환했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최근 매도세는 신흥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된 가운데 투자위험 회피 차원의 매도라는 것이다. 실제 신흥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중앙은행의 긴축과 기업실적 악화가 예상되며 그럴 경우 경제 고성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증시의 반등은 국내 수요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해외법인에서 전해온 외국인의 비관적인 시각이 당장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외국인에 맞설 수 있는 국내 수요가 당분간 증시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FOMC의 금리 동결 이후 ECB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가 재차 약세로 전환했다"며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추세인 가운데 다음주 역시 이들 변수가 지수를 추가 하락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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