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보수언론 논란에 ‘곤혹’
NHN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금칙어를 통해 의도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네이버=친(親) 정부’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이같은 현상이 ‘반(反) 네이버’ 운동으로 급속히 번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사이트 ‘아프리카’를 금칙어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네이버 뉴스 댓글란과 게시판 등에서 해당 단어를 포함한 경우 글 작성이 되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최근 촛불시위 인터넷 생중계로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방문을 방해하기 위한 네이버의 의도적인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개독교'가 금칙어로 설정된 것 역시 네이버의 편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논란을 확대시켰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촛불시위가 시작되던 지난달초에도 '이명박 탄핵' 등 검색어와 관련,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아프리카’의 경우 시스템 상 오류에 따른 것으로 즉시 수정했으며, ‘개독교’는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미 1년 넘게 지속된 조치라고 설명했으며 순위 조작 또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네이버의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네이버의 뉴스 편집 편향성 논란 역시 이번 문제들과 맞물려 반(反)네이버 정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미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시작페이지 바꾸기 운동과 네이버의 광고를 차단시켜주는 파일을 온라인 상으로 공유하며 네이버의 수익원을 직접 공격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번지고 있는 네이버에 관한 소문은 근거없는 것”이라며 “현재 대책마련중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포털이 미디어의 기능을 담당하게 되면서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는 추세”라며 “네이버 역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성숙한 여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보다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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