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가입자 '비상급유' 이용 증가
기름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값 폭등의 불똥이 자동차보험사로 튀고 있다. 자동차보험사가 제공하는 '비상급유'를 통해 공짜로 기름을 받는 운전자가 증가한 탓이다.
이러한 알뜰소비 행태는 전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지게 돼 있어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3∼5월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비상급유 서비스 이용 건수는 전년동기 대비 최대 30%가량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월 8120건이던 비상급유 건수가 올 3월 9285건으로 14.3% 증가했고 4월은 작년 7028건에서 올해 8533건으로 21.4%, 5월은 7182건에서 8618건으로 20.0% 각각 늘어났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해 3월 3578건에서 올 3월에는4436건으로 24.0% 늘었으며, 4월은 3080건→4121건, 5월은 3239건→4235건으로 각각 33.8%, 30.8% 증가했다.
동부화재도 3월 3297건→4046건(22.7%), 4월 2946건→3732건(26.7%), 5월 3036건→3963건(30.5%)으로 늘었다.
문제는 일부 보험 가입자의 경우 비상시가 아님에도 서비스를 신청,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도심 한복판에서 비상급유를 신청해 출동했더니 기름탱크가 꽉 차 있어 3ℓ가 채 다 들어가지 못하고 넘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계약 만기일을 일주일 앞두고 다섯 차례 연속으로 비상급유 서비스를 신청해 15ℓ를 다 받은 가입자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그 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지는 않지만 차종,연식별 긴급출동 서비스 이용 실적에 따라 해당 차종,연식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며 "결국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가입자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