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계속 오를까?...연말까지 본격 반등 힘들 듯

2008-05-18 08:33
美경제 불안 지속 연준 금리인상 전망은 강세 재료

최근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달러 약세가 일시적인 것이며 본격적인 회복권에 들어서는 것은 아직 멀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4월 유로에 대해 1.60달러에 근접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던 달러 가치는 최근까지 반등을 시도하며 1.55달러대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의 반등 배경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정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적자가 여전히 기록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경제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연말까지 달러의 회복은 힘들 전망이라고 CNN머니가 최근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씨에테제네럴의 필리스 파파다비드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최근 달러의 강세는 주목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로 달러 강세는 단기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은 제조업지표를 비롯해 소매판매 등 지난달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유로/달러 환율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미국의 4월 산업생산은 0.7% 감소해 예상보다 못했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 역시 5월 들어 -3.2를 기록하며 위축됐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6개월 연속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마이너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의 5월 소비심리가 28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소식 역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고조시켰다. 국제유가 역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재개하면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5578달러를 기록하며 0.84%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104.07엔을 기록하며 0.65% 하락했다.

지난 주말 달러 가치 하락을 이끈 미시간대학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62.6에서 59.5로 떨어져 1980년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약달러로 미국 수출업체들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경상적자는 738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8115억달러에 비해 감소한 것이기는 하나 미국은 대외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아직도 엄청난 해외 자본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에서 자금을 빼낼 경우, 이는 증시 약세와 채권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져 결국 달러 가치의 하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도 달러 약세 재료라는 지적이다.

ECB와 영란은행은 이번달 들어 열린 정책회의를 통해 모두 금리를 동결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다니엘 카치브 외환 투자전략가는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2009년 말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적자가 큰 폭 줄어들고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달러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달러의 추세적인 반등 사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3월 해외투자자들이 사들인 장기 미국 국채는 80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월의 649억달러는 물론 1월의 567억달러에서 비교적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행진을 멈추고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을 통해 투자자들은 여름까지 연방기금목표금리가 현행 2%로 유지되고 10월 정책회의를 통해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50% 반영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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