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국민 우리은행 등 17개 은행이 지로수수료를 짜고 올린 것으로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주 8개 은행이 없던 수수료를 새로 만들어 수익을 올린 혐의로 100억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받은지 일주일만에 또다시 수수료 담합 행위가 적발된 것이다.

공정위는 17개 은행이 지난 2005년 지로수수료를 인상키로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3억5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금융결제원도 담합에 참여한 혐의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로수수료는 은행들이 신문구독료나 통신비, 전기요금 등의 수납을 대행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은행들은 2005년 5월 은행 창구, 자동화기기, 인터넷 등 수납 방법에 따라 지로수수료를 15.4∼28.6%씩 인상키로 합의하고 8월부터 실행했다.

당시 금융결제원은 지로수수료 담합을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회의 결과를 정리하는 등 담합을 도왔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9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농협중앙회(5억7300만원) 국민은행(5억3700만원) 외환은행(5억1500만원) 등도 5억원 이상을 과징금으로 물게 됐다.

우리은행(3억9400만원) 하나은행(3억8800만원) 한국씨티은행(2억6800만원) 기업은행(1억8900만원) SC제일은행(1억7900만원) 대구은행(8300만원) 산업은행(5700만원) 광주은행(5500만원) 전북은행(4200만원) 경남은행(4000만원) 수협중앙회(4000만원) 우체국(1800만원) 제주은행(1500만원) 등도 각각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현재 이들 은행과 지로이용계약을 맺은 업체 및 기관은 약 2만8000여개사로 은행들이 지로수수료로 얻은 매출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은행 수수료 자율화 이후에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은행 간 지로수수료 담합을 적발,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지로 수납대행 서비스 시장에도 가격경쟁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주 열렸던 전원회의에서 8개 은행이 수출환어음 매입수수료와 뱅커스 유전스 수수료를 신설하기로 담합한 혐의에 대해 95억9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은행들의 수수료 담합 혐의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139억4600만원으로 늘어났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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