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비상..경기침체 빨라지나
고용시장 상황이 심상치않다. 올들어 1월에 이어 2월에도 고용시장이 악화돼 경기침체가 가시권에 접어든 분위기다.
고용불안은 소비둔화로 이어져 결국 생산이 침체되는 경기 악순환을 불러온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부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도 그늘을 짙게 하고 있다.
2월 취업자 증가폭은 2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계절적 특성과 설 연휴 등을 감안한다해도 향후 경기 흐름이 여의치않아 고용환경이 비관적이다.
고유가 등 대외여건 악화로 정부의 6% 내외 경제성장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마저 부진에 빠지면 새 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경제운용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2월 신규취업자 26개월래 최소=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실업률은 3.5%로 작년 3월(3.5%) 이후 가장 높다. 또 취업자 증가폭은 21만명으로 2005년 12월(20만5천명)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치인 35만개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란다.
통상 겨울철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고 하지만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폭은 1월 23만5천명, 2월 21만명 등 20만명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된 것은 기본적으로 노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도 이들이 경제활동인구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2월 현재 15세 이상 인구는 3천942만7천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43만명 증가했는데, 이중 40%에도 못미치는 16만7천명만이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로 편입됐을 뿐, 나머지 26만3천명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됐다.
경제활동인구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더 많이 증가하다보니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고용률은 2월 58%로 2003년 2월(57.8%)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별로 봐도 IT 발달 등으로 제조업 등에서는 고용여력이 둔화되고 있고, 농림어업,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의 업종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어 고용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 30만명 증가도 쉽지 않아=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2월까지 취업자수 증가폭이 22만명대에 그쳤고 향후 대외여건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새 정부의 목표인 35만명은 물론, 30만명 증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용 지표는 내수 동향과 밀접한데 향후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고용 사정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1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해 2003년 4월 이후 4년9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내수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구매력 지표의 한 축인 고용이 악화되면 소비에 바로 영향을 미쳐 구매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고유가 등에 따라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 구매력까지 약화되면서 내수가 위축될 우려도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1월 취업자수가 23만5천명에 그쳤을 당시 계절적 요인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종합적인 판단은 2~3월 고용지표를 더 지켜본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나 2월 지표가 예상 외로 부진함에 따라 연간 목표의 수정 가능성도 높아졌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경기 흐름의 탄력이 약화되면서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대외 불안 요인 등에 따라 기업도 고용을 지연하거나 고용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는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1, 2월 지표를 보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하반기 수치도 봐야겠지만 개선이 되더라도 35만명 목표는 버거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