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HSBC와 외환은행의 결합에 대해 관련 시장에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난항을 겪고 있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HSBC 아시아 퍼시픽 홀딩스의 외환은행 주식 취득 건에 대해 심사한 결과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HSBC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HSBC는 지난해 9월3일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키로 하고 27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었다.

외국계 은행인 HSBC는 금산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아닌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HSBC와 외환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상품을 8개 시장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심사는 HSBC와 외환은행의 기업결합이 은행 관련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공정위는 심사결과 원화예금시장, 원화개인대출시장, 원화기업대출시장, 외화대출시장 등 4개 시장은 두 은행의 점유율이 낮아 기업결합 심사기준 가운데 안전지대에 속해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 외화예금시장, 수출관련 외화거래시장, 수입관련 외화거래시장, 무역 외 외환거래시장 등 4개 시장의 경우 외환은행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안전지대에 속하지는 않지만 해당 시장에서 HSBC의 점유율이 낮아 시장집중도나 경쟁 제한행위 가능성을 고려할 때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두 은행 간의 결합에 문제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HSBC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외환은행 매각 작업은 쉽게 결론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도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이번 심사결과는 경쟁제한성만을 검토한 것일 뿐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융위가 은행법 등 관련법에 따라 요건을 검토해 최종 승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공정위의 판단과 금융위의 결정은 별개"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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