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퇴설계는 남편이 2~3세 연상인 부부와 아내의 기대여명만을 가정하고 있어 최근 다양해지는 혼인 연령 패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혼인통계에서 아내가 동갑 또는 연상인 초혼 부부 비중은 1990년 18%에서 2014년 32%로 증가했고, 아내가 남편보다 6세 이상 어린 부부도 초혼에선 15%, 재혼은 29%나 차지했다.
리포트에서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부부의 인생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의 평균시간을 의미하는 ‘부부 기대여명’ 개념도 도입
부부 기대여명은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 부부 중 하나 이상이 활동장애를 겪는 10년, 사별 후 홀로 지낼 10년씩, ‘ 트리플(Triple) 10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내가 연하인 경우 부부 기대여명은 띠동갑 연하일 때 38년까지 늘어나지만,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과 활동장애를 겪는 10년은 변하지 않고 주로 홀로 살 시간이 18년까지 연장됐다. 반대로 아내가 연상이면 부부 기대여명이 단축되고 부부 건강시간도 띠동갑 연상일 때 5년까지 짧아졌다.
필요 은퇴자금의 경우 부부가 동갑일 때 연간 부부 생활비의 20배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가 띠동갑 연하일 때는 24배까지 증가하고, 반대로 띠동갑 연상일 때는 17배로 줄어, 7년 치 부부 생활비만큼 차이가 발생했다.
만약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살’것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은퇴자금을 산정하려면 추가로 5~6년 치 생활비를 더하면 된다. 부부 중 절반 정도는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살아 60세 동갑 부부 중 90%가 모두 인생을 마무리 하는 시점인 38년을 기준으로 하면 은퇴자금으로 부부 생활비의 26배를 준비하면 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은퇴 이후를 부부가 함께 건강한 시간, 부부 간병기간, 홀로 사는 기간의 3단계로 구분하여 생활설계를 해야 한다”며 “은퇴 구간에 따라 보유자산을 연금화 하는 전략이나 나이차가 많은 부부의 경우 종신보험을 활용해 배우자의 긴 여생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비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