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치료제도 없어"…노로바이러스 환자, 절반 이상이 영유아
2025-01-08 09:24
5주간 노로바이러스 환자 3.6배↑
지난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에서 수행한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결과, 지난해 52주(12월 22~28일) 기준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291명으로 최근 5주간 약 3.6배 증가했다.
환자 수는 지난해 48주(11월 24∼30일) 80명에서 49주(12월 1∼7일) 114명, 50주(12월 8∼14일) 142명, 51주(12월 15∼21일) 247명으로 불어나며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 52주 기준 0∼6세 영유아 환자는 전체의 58.8%를 차지해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급성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사흘간 생존이 가능하다.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면역을 유지하는 기간이 짧아 재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부터 이듬해 초봄에 주로 발생하며,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어린이집 등에서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염된 물(지하수)이나 어패류, 채소류 등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고 환자와 접촉하거나 환자의 비말을 통해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사람에 따라 복통이나 오한, 발열을 겪기도 한다.
익히지 않은 어패류 주의
노로바이러스는 예방 백신이나 치료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다. 환자 대부분은 치료하지 않아도 며칠 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탈수 증상이 심하면 수액 요법 같은 일반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려면 음식 조리 전, 재료 손질 후, 조리 후에 꼭 손을 씻어야 한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꼼꼼히 씻어야 손에 묻은 노로바이러스를 제대로 제거할 수 있다. 식재료도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과일, 채소에 묻은 노로바이러스 제거 효과를 세척법별로 측정한 결과, 물에 담가 먼저 세척하고 흐르는 물에 다시 세척할 경우 노로바이러스가 93~100% 제거되는 것이 확인됐다. 양상추, 깻잎 등 표면이 굴곡진 과일과 채소는 세척 후에도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 특히 꼼꼼히 씻어야 한다.
음식물은 내부까지 충분히 익혀야 한다. 어패류는 중심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조리 기구는 열탕 소독하는 게 좋고, 조리대와 개수대는 중성세제나 염소 소독제를 200배 희석한 용액으로 소독해 준다.
또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증상이 사라진 후 48시간까지 등원·등교나 출근을 자제하고, 다른 가족 구성과 공간을 구분해 생활하는 게 권고된다. 배변 후에는 변기 뚜껑을 닫은 채로 물을 내리는 게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는 데 좋다.
환자가 사용했던 공간이나 화장실, 환자 분비물(분변 또는 구토물)에 오염된 물품은 시판용 락스를 희석(락스:물=1:50)한 뒤 천에 묻혀 닦아내는 방식으로 소독한다. 환자의 분비물을 제거할 때는 비말을 통해 감염되지 않도록 마스크(KF94)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