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새해가 돼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경찰, 압수수색 실시

2025-01-02 16:11
희생자 첫 발인...수백명 유가족 기다림은 계속

2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에 사고로 부서진 파편들이 널부러져 있다. 철조망 밖에는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국화 한 송이와 소주병, 음식들이 놓여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째인 2일 경찰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날 처음으로 참사 희생자 발인이 치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유가족은 시신 인도 절차를 기다리며 사고가 있었던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께 무안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김포공항 내에 위치한 제주항공 서울 사무소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4시간여 만에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은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활주로 주변 구조물(로컬라이저)에 대한 적절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은 교신 내용, 기체 정비 이력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희생자들은 영면에 들었다. 희생자 장례가 진행된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서는 이날 참사 희생자 발인이 진행됐다. 같은 날 당국은 여권, 휴대폰 등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희생자 유류품 일부를 유가족들에게 인계했다.

아직 시신을 인계받지 못한 유가족 수백 명은 무안공항에 머물러야 했다. 희생자 179명 신원 확인은 완료됐고, 이날 오전 9시 기준 희생자 24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한 유가족은 이날 오전 무안공항 2층 대합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시신편이 606개라고 들었는데 확인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알려 달라”며 “(희생 가족 중) 한 명을 먼저 (장례를) 치러야 하는지 기다리고 있는데 대략적인 일정이라도 말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형님 시신을 인도받고 형수님 신원 확인이 안 됐다가 1일 오전 형수님까지 시신 확인하고 두 분 장례를 치르기 위해 나가려고 한다”며 “그런데 형수님 시신 DNA 검사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하는지, 언제 결과가 나오는지 알려달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가족이 공항을 떠나지 못하는 건 시신편에 대한 확인 과정, 장례를 치르기 위한 절차 등이 남아 있어서다.

이에 대해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본부장은 이날 오전 “시신편 606개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DNA 확인 절차를 마쳤지만 중복된 사람은 없는지 분류 작업 중”이라며 “각 지방청에서 20여 명을 지원받아 국과수 법의관들을 도와 검안과 복원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DNA 확인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한 치 오차도 없이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며칠이 걸린다고 말하기 어렵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사고 수습이 계속되고 있다. 오후 1시 30분께 군인 수십 명이 참사 현장에서 사고와 유류품 수색을 진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신 인도 후 DNA 조사 등으로 신원이 확인된 시신편에 대해서는 따로 모아 합동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