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선수 잘 키우는 키움, '혜성특급' 김혜성 미국 가면 또 돈벼락?…이틀 내에 결정
2025-01-02 12:18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 불리는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할까.
'혜성특급'이란 별칭을 가진 내야수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5일(한국시간) 포스팅 의사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공시한 그의 협상 마감 기한은 오는 4일 오전 7시까지다.
美 매체 "김혜성 ML 최상위급 주력…수비는 2루수에 적합"
정교한 타격 능력과 빠른 주력을 갖춘 김혜성을 향한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은 꾸준히 나왔다. 미국 야구 전문매체인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김혜성에 대해 "간결한 스윙과 민첩한 움직임을 가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30개 이상의 도루를 할 수 있는 주루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체는 김혜성의 유격수 가능성 유무에 관해선 "송구 능력을 살펴보면 2루수가 더 적합하다"고 전했다. 실제 김혜성은 지난 2021년 유격수로 KBO 골든글러브를 품었으나, 수비에 부담을 느끼고 다시 원래 포지션인 2루수로 옮겼다.
그래도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김혜성의 부문별 스케일 점수를 매기면서 최상위급 주력과 평균 이상의 수비,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고 봤다. 그러나 장타력에서는 의문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KBO리그에서 타율 0.326 30도루로 자신의 강점을 살렸음에도 홈런은 단 11개에 그쳤다. 11개가 자신의 KBO리그 커리어 하이였다는 것 역시 걸림돌이다.
관건은 계약 규모…'다년 계약' 성공할까
관건은 계약 기간이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들에겐 적응 기간이 중요하다. 김혜성의 키움 선배이기도 한 내야수 김하성은 지난 2020시즌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OPS 0.920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지배했다. 더욱이 그는 유격수로 이 성적을 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2021년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OPS 0.622로 미국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그는 타격 성적을 조금씩 끌어올렸지만, 김하성이 가치를 인정받은 부분은 리그 내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수비력이었다. 메이저리그 팀들로선 내심 김하성의 사례를 기대하면서 김혜성에게 오퍼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76억원)에 사인했다.
따라서 김혜성에게도 적응 기간이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단년 또는 2년 정도의 계약을 맺는다면, 메이저리그를 맛보기만 하고 다시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나간 뒤 KBO로 돌아오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위해 4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1시즌만 더 치르면 FA가 되는 김혜성으로선 KBO리그에 남았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적 부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사관학교' 키움, 포스팅 수익 총액 700억원 달성할까
키움으로서도 이번 김혜성 계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움은 이미 포스팅비로 쏠쏠한 재미를 본 구단이다. 앞서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를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무대에 진출시킨 바 있다. 역대 포스팅비를 합치면 4220만2015달러(약 62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예측하는 사이트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그가 최대 3년 2400만 달러(약 354억원)에 도장을 찍을 거라 전망했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른 KBO 야구 규약을 보면 메이저리그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총액 20%가 포스팅 비용으로 발생한다. 이를 통해 예상할 시 480만 달러(약 71억원)의 수익을 키움이 가져갈 수 있다. 그렇다면 키움은 포스팅 비용으로만 약 7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며, 김혜성의 계약 규모에 따라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김혜성이 KBO리그에 잔류하고 FA를 선언한 뒤 타팀으로 이적할 경우 발생하는 보상(A등급일 경우 20인 외 보상선수 1명+전년도 연봉 200% 또는 전년도 연봉 300%)에 비해 가치가 훨씬 크기에 키움으로서도 내심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랄 것으로 예측된다.
이뿐 아니라 키움은 '현역 국내 최고 투수'로 거론되는 안우진을 보유한 팀이다. 안우진도 병역을 마치고 포스팅 자격을 갖추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이 김혜성을 성공적으로 미국에 보내고, '안우진 메이저리거 만들기 프로젝트'에 총력을 다할 수 있을까. 이제 단 이틀 내에 이 결과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