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로 "尹 탄핵심판 기간 개헌 마무리해야"

2024-12-31 16:59
정대철 "절박함 공감대…정치 회복 노력해야"
김진표 "차기 대선이 최고 기회…2주면 된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 정대철 회장이 3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전 국회의장·국무총리·정당 대표 초청 긴급 간담회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 이낙연 전 총리에게 물을 따라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 정치 원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기간 '제왕적 대통령제'에 맞춰진 권력 구조에 대한 개헌을 끝마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3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정당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문희상·정세균·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운찬·이낙연 전 국무총리, 서청원·황우여·손학규·전병헌 등 여야 정당 전직 대표들이 참석했다.

헌정회는 결의안에서 "최근 반복되는 대통령 탄핵 정국의 근본적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과 단원제 국회의 충돌을 중단·조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헌법상 전무하기 때문"이라며 "여야 정치권은 이 기회에 분권형 국가 권력 구조에 관한 개헌을 추진해 극단적·소모적 정쟁을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제왕적 대통령 제도에 대한 개헌 필요성이나 절박성은 거의 공감대가 이뤄진 것 같다. 21~22대 국회가 거의 전쟁 상태에 가까운데, 정치가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양당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 쪽은 탄핵 논리를 내세우고 있고 다른 한 쪽은 계엄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힘의 논리를 너무 쉽고 빠르게 써서 국민들의 지탄도 받고 있다"며 "상생과 협치, 대통합의 정치를 만드는 데 우리 정치 선배들이 캠페인을 벌여서 노력해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들을 보면 '식물 대통령' 아니면 '제왕적 대통령' 둘 중 하나"라며 "지난 9차 개헌(1987년) 당시 4개월 만에 여야가 개헌을 완성했다. 시간 없어서 안 된다는 건 핑계다. 결심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전 의장도 "이번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가 최고의 기회다. 여야 합의만 하면 1∼2주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개헌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개헌을 미루고 선거를 한다면 불행이 예고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속한 개헌을 촉구했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이 호기"라며 "이원집정부제라도 해서 양 권력(대통령·국회)이 서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유연한 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헌정회는 다음 만남을 내년 1월 14일로 정하는 등 원로 모임을 정례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