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윤동주 시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 기증 받아

2024-12-30 10:58
내년 1월부터 카이스트 미술관에서 전시 예정

윤동주 시인의 초판본 시집 사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사진=KAIST 미술관]

카이스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 시인 윤동주의 초판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를 무명의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 시집은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윤동주 시인의 순수한 서정성과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에 기증한 초판본은 윤동주 시인의 친구인 정병욱 국문학자가 윤 시인에게 직접 받은 육필 원고의 시 31편이 수록된 1948년 판본이다. 

윤동주 시인은 일본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41년에 시집 원고를 친구 정병욱에게 맡겼다. 정병욱 학자는 학도병으로 징집되기 전 이를 광양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달했고 어머니는 기지를 발휘하여 항아리 속에 지푸라기와 함께 넣어 마루 밑에 보관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정병욱 학자는 원고를 정리하여 1948년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를 출판했으며, 이번에 기증된 것이 바로 그 초판본이다.

윤동주 시인은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 삶 속에서 깊은 성찰과 고뇌를 특유의 감수성으로 엮어낸 작품을 통해 한국 문학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다. 그의 시는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함께 삶의 고난과 희망, 그리고 인간 본연의 가치를 탐구하며 국적과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한다.

기증된 초판본은 문학적,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유산으로 카이스트 구성원은 물론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영감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며, 카이스트의 진취적인 철학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번 기증은 카이스트가 강조하는 '과학, 인문, 예술의 융합'이라는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카이스트는 최근 개관한 미술관을 통해 학생들의 전공과 관계없이 일상에서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도록 격려해 왔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카이스트는 윤동주 시인의 초판본 시집뿐만 아니라, 작년과 올해 무명의 독지가로부터 두 편의 피카소 작품도 기증받았다"면서 "이는 많은 사람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창의성’이라는 공통가치를 공유한다는 카이스트의 철학에 공감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증받은 초판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는 2025년 1월부터 KAIST 미술관에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