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한국號 키 잡은 최상목...환율 15년來 최고
2024-12-27 16:47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의결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직을 넘겨 받게 됐다. 한덕수 대행 체제가 출범 후 보름도 지나지 않아 무너지며 정국 혼란이 격화하자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90원에 육박하는 등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나라 밖 시선이 더 싸늘해지는 분위기다.
새롭게 권한대행이 된 최 부총리 역시 쌍특검(김건희 여사 특검법·내란 일특검법) 처리와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에 따라 또다시 탄핵 대상이 될 수 있어 입지가 불안한 상태다. 최 부총리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하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다만 정통 경제 관료로 다양한 위기를 극복해온 경험이 있는 만큼 무너진 대외 신인도 회복에 진력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위원 간담회 직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 소추가 의결된다면 행정부 역량은 위축되고 종국적으로 국무위원들의 존재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한대행을 이어받게 된 한 부총리에 대해서도 쌍특검법 처리와 헌법재판관 임명을 압박하며 거부 시 재차 탄핵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이다.
그간 최 부총리는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여야정 협의 하에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야당에도 일정 부분 협조적 태도를 보였지만 정치적 판단이 걸린 문제에는 선을 그었다.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 내에서 어떤 경제·민생 문제가 있으면 여야정을 통해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안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6.7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등으로 상승 폭이 축소되며 이날 오후 3시 반 주간거래 종가 기준 1467.5원으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는 등 악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추가 강세 기대감도 중요하지만 당장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국내 정치 리스크 완화가 선제돼야 한다"며 "역으로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확산한다면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