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태선 회장 "관리에서 서비스로, 독선에서 지원으로 전환해야"
2024-12-26 00:00
“관리에서 서비스로, 독선에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만난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블랙야크그룹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변화 필요성을 강력히 강조했다. 그는 “이를 바꾸지 않으면 누가 회장이 되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람, 대한체육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체육의 주인은 체육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봉사 정신’과 ‘서비스’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파리올림픽 이후 체육회가 비리의 온상이 되면서 체육인들이 국민적 지탄을 받는 현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단 한 사람의 탐욕이 체육인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상황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인터뷰 다음 날인 24일 제 42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서울시체육회 회장인 그는 ‘스포츠도 경영이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시체육회 시스템을 개선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서울시가 접수한 체육회 관련 민원은 단 1건에 그쳤다.
그는 우선 서울시체육회 행정 시스템을 관리형에서 서비스형으로 바꿨다. “우리 사무처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면 종목단체에 가서 ‘뭘 도우면 될까요’라고 묻습니다. 종목단체는 선수 훈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하게 하면 됩니다.”
강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지원'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행정과 경영을 통해 정부, 68개 종목단체, 17개 시도체육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한체육회 회장은) 서비스와 봉사 정신이 투철해야 합니다. 종목단체에 권력을 행사하거나 인사권을 발동하거나 예산 집행에 힘을 과시해서는 안 돼요. 이렇게 하면 불신이 생깁니다. 체육회는 서포트 역할만 해야지 권력이 돼서는 안 됩니다.”
그는 전산화를 통해 종목단체들의 행정 업무를 대폭 줄이는 등 행정을 간소화하고 효율화할 방침이다. “종목단체들에 행정 업무가 너무 많습니다. 이를 축소해 선수 훈련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습니다. 전산화를 통해 어디서나 앉아서 일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정부가 대한체육회의 독립성을 흔든다는 체육계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강 회장은 “독선과 독립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기흥 회장은 독립이 아닌 독선입니다. 정부에서 인정받을 때 체육회는 독립할 수 있으며, 시도체육회와 종목단체를 아우르는 협치 체제를 이룰 수 있지요. 정부의 신뢰를 못 받으면 독립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인정을 못 받고 독립이 될 수 있나요? 이것은 싸움입니다. 체육회를 정부에서 독립시키고, 그 힘을 체육회와 종목단체에 나눠주겠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독립입니다.”
대한체육회의 변화를 완성하는 데는 단 4년이면 족하다고 했다. “프로그램을 개발해 두면 다음에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손대지 못합니다. 임기를 딱 4년만 하고 다른 이에게 인계하면 됩니다.”
그는 공과 사를 구별할 것을 촉구했다. “물은 오래 고이면 썩기 마련이지요. 이기흥 회장이 8년간 있으면서 정이 든 사람도, 사적으로 친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변화를 일으키려면 사적인 것은 사적인 것으로 둬야 합니다. 체육회를 생각해서 행동해 주길 부탁 드립니다. 개인적 인연 때문에 전체 체육회를 망가뜨리는 우를 범한다면 후회할 것입니다. 공과 사를 구별해서 체육계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판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