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조본, 윤 대통령에 성탄절 2차 소환 통보…변호인단 선임 변수

2024-12-20 19:39
수령 거절·무반응에 특급우편·전자공문 발송
과천청사내 공수처서 진행 예정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미 검찰과 경찰의 소환 및 출석 조사를 거부하고 변호인단 구성을 마치지 않아 실제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국방부 조사본부 등이 참여하는 공조본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출석 요구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차정현 부장검사 명의로 작성된 출석요구서에는 성탄절인 오는 25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직 대통령인 윤 대통령의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평일보다 청사 출입 인원이 적은 공휴일로 조사 날짜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혐의로는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가 적시됐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부속실 등 세 곳에 특급 우편과 전자 공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1차 출석요구서 때 대통령경호처 등의 수령 거부로 무산된 인편 전달은 이번에는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16일 윤 대통령에게 18일에 조사받으라는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윤 대통령은 별도의 회신 없이 응하지 않았다. 당시 관저에 보낸 출석요구 우편은 '수취 거부' 처리됐고 총무비서관실에 보낸 우편은 '수취인 불명'으로 배달되지 못했다.
 

당시 검찰도 윤 대통령에게 지난 15일과 오는 21일 조사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두 차례에 걸쳐 보냈으나, 검찰이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하기로 하면서 수사 기관이 공수처로 일원화된 상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계속 출석요구서 수령을 회피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2차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3차례가량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검토한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의로 수령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출석 요구에 불응할 우려가 발생한 사유"라며 "신속하게 적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처장은 "(긴급체포하기보다는) 체포영장에 의하는 것이 적법절차에 가장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에 따라서 요건이 되는지 검토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변호인단 구성을 마치지 않은 점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변호인 선임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할 경우, 출석 요구에 불응하더라도 추가 조율이 필요해 곧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수사기관은 수사에 필요할 때 피의자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고 법원은 피고인을 소환할 수 있다. 수사기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강제수단을 동원한 조사를 진행하는 수순을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