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패싱' 모면하나…트럼프 "취임전 이시바와 회동 가능"
2024-12-17 14:28
트럼프 "일본이 원한다면 취임 전 만날 것" 입장 선회
트럼프, 아베 아키에 여사 및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 잇따라 회동
트럼프, 아베 아키에 여사 및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과 잇따라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에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겠다던 입장에서 선회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동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어 놓자 일본에서는 그간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 일본 공영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의 만남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시바 총리와 “꼭 만나고 싶다”면서 내년 1월 20일 취임 전에 실현될 지 묻자 “그럴지도 모른다.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에 대해 “우리는 일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해당 기자회견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000억달러(143조6000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회동 후 마련된 것이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아베 신조 전 총리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만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엑스에 3명의 사진을 올리고 “아베 아키에 여사의 작고한 남편인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그의 훌륭한 유산을 기렸다”고 글을 남겼다.
트럼프 당선인도 기자회견에서 아베 아키에 여사와 만나 이시바 총리에게 책과 기념품 등을 전달하도록 부탁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일찍부터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 기회를 모색해왔다. 11월 5일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5분 정도 전화 협의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이 ‘원칙적으로 내년 1일 취임 전까지는 외국 정상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들어 취임 전 양측의 만남은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베 아키에 여사가 직접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러 미국을 방문해 회동이 성사됐고, 손 회장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등 일본 측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입장을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이시바 총리와 취임 전 회동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자 일본 정부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을 중시한다는 취지의 트럼프 차기 대통령 발언을 환영한다”며 “쌍방이 편리한 시기에 회담을 갖고 차분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캠프 측과 의사소통을 계속해왔지만 상세한 내용을 얘기하는 것은 상대방과의 관계도 있어 삼가겠다”며 “계속 의사소통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