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상계엄 이후 '수권정당' 면모 부각…"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 구성"

2024-12-10 18:25
'尹 내란특별대책위' 꾸려 경제·외교 당 차원 대응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와 외교에 가져온 혼란을 집중 조명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을 가열시키고 있다. '경제와 안보는 보수가 낫다'는 오래된 통념을 깨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 열린 비상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경제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며 "예견한 대로 '블랙 먼데이'가 현실화했다. 코스닥이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코스피도 연중 최저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과 야당, 정부 3자가 모여서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여·야·정 비상경제 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일 한국 경제 위기를 지적하며 '시장 안정화' 등을 강조해 왔다.

당 차원에서도 대응책 고심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12·3 윤석열내란사태특별대책위원회'(내란대책위) 구성을 완료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상황점검단에서 경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수단을 만들어 공유하기로 했다"며 "의원외교단에서는 12월 3일 내란 사태 이후 미국 측과 접촉해 왔는데, (앞으로도) 긴밀하게 접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란대책위에서 '윤석열탄핵추진단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가) 외환뿐만 아니라 내수와 수출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며 "지금 이 상황에선 하루 빨리 탄핵을 결정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윤 의원은 "(오늘 아침에 한국은행을 방문하고 왔는데) 외환위기를 방어하느라 상당히 많은 외환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4000억달러 외환 보유고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외교안보 비상 상황에 대응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동영 의원은 내란대책위에서 '비상의원외교단'을 맡은 위성락 의원을 향해 "(계엄 해제)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이 지대했다"며 "탄핵이 정리되는 즉시 지금부터 준비해서 (미국에) 국회 차원의 사절단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미국 상·하원, 싱크탱크, 언론 등 접촉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내란대책위에서 시민사회협력단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