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임영웅→차은우, 비상계엄 의사 표시 안 해서 문제?…차강석·이채연은 목소리 내 '논란'

2024-12-10 09:47

임영웅 [사진=임영웅 SNS]

윤석열 대통령의 12월 3일 비상계엄 후폭풍이 연예계를 덮쳤다. '표현의 자유'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 9일 포천시는 가수 임영웅의 홍보대사 해촉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임영웅이 한 누리꾼이 그와 나눈 다이렉트 메시지(DM)를 공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임영웅은 7일 한 누리꾼이 "이 시국에 뭐 하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 있는데 목소리를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번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질문하자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했다. 해당 내용의 진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누리꾼들은 "탄핵 찬성 안 하면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생각이 다 같을 수 없는데 강요하는 것 같다"며 임영웅을 옹호하는 의견과 "분위기 파악을 해야 한다", "대중의 인기로 먹고살면서 입조심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뒤섞였다. 
 
차은우 화보 [사진=보그 코리아, 차은우 SNS]

가수 겸 배우 차은우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 7일 오후 8시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보를 올려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국회 표결로 나라의 중대사가 결정되는 상황 속 자중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비상계엄 이후 연예인들이 목소리를 내어야 했을까. 오히려 목소리를 내자 각 진영에서 비판을 받은 스타들도 있었다.
 
"간첩들 너무 많아 계엄 환영" 뮤지컬 배우 차강석…해고
차강석 [사진=차강석 SNS]

차강석은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간첩들이 너무 많아 계엄 환영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의 발언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논란이 일었다. 결국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차강석은 "최근 간첩 이슈로 예민해져 있던 차에 반 국가 세력 척결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차서 스토리에 올리게 됐다. 저급하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은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편협한 사고와 자신들의 이득만 추구하며 편 가르기에만 치중돼 있고,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요즘 시국과 국정 운영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중심에 간첩들이 개입된 정황이 나오게 되면서 더 예민해졌다. 저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질타를 보내고 계신 여러분들도 감사하고 존중한다. 따끔한 충고와 조언 감사히 듣고 자중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나는 국익에 해가 되는 간첩을 싫어하는 거지.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며 여러분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차강석은 계약직 강사를 하던 곳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그는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내가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고, 그건 내 잘못이다. 내가 책임을 지고 살아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그가 해고됐지만, 여전히 시선은 곱지 않다. 누리꾼들은 "계엄이 들어갔으면 진작에 밥줄이 끊겼다", "표현의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계엄이 뭔지 모르냐"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지"…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에 "순위 조작이나 밝혀라"
이채연 [사진=이채연 SNS]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이채연은 7일 윤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관련해 팬들과 소통하던 중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정치 얘기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인데"라고 발언했다.

이어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언급도 알아서 할게.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지. 걱정은 정말 고마워.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그런 세상에서 마음껏 사랑하자"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멋지다", "맞는 말이다"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그가 활동했던 아이즈원 투표 조작 과정이 시원하게 해명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2018년 방송된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시즌3 '프로듀스48'을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은 연출자인 안준영 PD 등이 생방송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징역형을 선고받아 물의를 빚었다. 당시 피해자의 이름은 이가은, 한초원으로 알려졌지만, 혜택을 본 멤버 명단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누리꾼들은 "아이즈원 순위 조작은 괜찮냐", "연예인이 무슨 벼슬이냐"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연예계도 불똥이 튀었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연예인들에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요하고, 의견을 표출하면 비판을 가한다. 분열의 사회 속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연예인들을 통해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이분법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