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쌓은 K푸드에 비상계엄 튈라...식품업계 '예의주시'

2024-12-05 15:10
업계, 비상계엄에 K푸드 이미지 우려
시장 안정세 되찾아도 상황 예의주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K푸드 성장을 주도해 온 식품기업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사태 이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이 한국의 계엄 소식을 일제히 전하고 있어 그간 쌓아온 K푸드 이미지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기업들은 긴급 현황 점검 회의를 잇따라 열고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을 분석 및 대비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차츰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업계는 숨 고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동원F&B·농심 등 주요 식품 기업은 현재까지 평상시처럼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닭볶음면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삼양식품도 전날 회의를 열고 수출 현황을 점검했으나 특이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선(先)주문받은 물량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비상계엄 이슈 이전에 이미 해외로부터 주문을 받아놓고 그에 맞춰 생산하고 있어 수출량 변동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직원이 평소보다 일찍 자리해 밤새 벌어진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으나 현재는 일상으로 돌아온 상태"라고 부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유력지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자 신문에 실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기사들.[사진=연합뉴스]

해외사업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오리온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한 뒤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해외 바이어들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불안해하거나 수출에 대해 문의를 하는 경우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이 반나절 만에 해제되고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업계 내 충격파는 잦아드는 분위기다. 다만 계엄 상황이 빠르게 종료됐더라도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당분간 상황을 면밀히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 선포인 만큼 후폭풍은 오래가지 않겠느냐"며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아직까지 100%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계엄 사태가 식품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기우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계엄이 부정적 이미지다 보니 K푸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으나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순조롭게 해결돼 수출 관련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식품은 맛과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국내 정치 상황이 크게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