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출혈경쟁, 부품 시장까지 번지나…BYD 등 협력사에 가격인하 요구

2024-11-28 17:07
BYD 이어 SAIC도 내년부터 부품단가 10% 인하 요구
협력사 "원가 절감 도 지나쳐...생존 위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자동차 시장 출혈경쟁이 격화하면서 기업들이 협력사에 부품 공급 단가 인하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국 증권보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 산하 트럭·전기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문 브랜드 상치다퉁(上汽大通·SAIC MAXUS)은 전날 공급업체에 발송한 서한을 통해 “자동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워 가격경쟁이 안정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이 내년 자동차업계의 주요 기조가 될 전망으로 협력업체에 내년부터가격을 10% 낮출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공급업체들에 내년 1월부터 납품 단가를 10%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야디 관계자는 “협력업체와의 연례 가격 협상은 업계 관행”이라며 “대량 구매에 기반해 협력사에 가격 인하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며 강제적 요구가 아니다. 모두가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급업체들에게 부품 단가를 인하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테슬라는 올해 연말까지 모델Y에 대해 중국 출시 이후 최저가 할인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모델Y 가격을 1만 위안(약 192만원) 할인한다며 판매가는 23만9900위안(약 4613만원)에서 시작하며 기존 5년 무이자 혜택도 그대로 받을 수 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량 자율주행 관련 레이더 센서 분야 세계 1위인 중국 허사이그룹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내년에 주력 상품 가격을 절반으로 낮춘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공급업체들은 비야디의 무리한 가격 인하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야디 협력업체 중 한곳은 비야디의 부품 단가 인하 요구 서한에 대한 회신에서 "강한 불만과 엄중한 항의를 표명한다"며 "비야디가 업계 리더인 것은 확실하지만, 최근 지나친 원가 절감 전략을 통해 규모 확장을 실현했다. 이 같은 사업 방식은 윤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타인의 근면과 근성을 착취하는 행위로 국내 공급업체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