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지아 EPA 협상 타결…통상품목 90% 이상 관세 철폐

2024-11-27 10:30
신차·중고차 등 조지아 측 관세 즉시 철폐
구리 스크랩 등 금속 수입 활성화 전망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3동 산업통상자원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리나라와 조지아가 경제동반자협정을 맺고 10년간 통상 품목 90% 이상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승용차를 비롯해 중고차 등에 대한 조지아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우리나라 승용차의 시장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게나디 아르벨랏제 조지아 경제지속가능발전부 차관과 서울에서 '한-조지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이번에 타결된 EPA는 국회에 보고된 EPA 추진 대상 국가 중 첫 번째로 타결된 협정이자 우리나라가 체결한 26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이번 한-조지아 EPA를 통해 상품은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는 93.3% 조지아는 91.6%에 적용되는 관세를 10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먼저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승용차와 관련돼 신차와 중고차, 친환경차에 대한 조지아의 관세가 전면 즉시 철폐됀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우리나라 승용차가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조지아 내 수입비중이 높은 중고차 분야에서도 우리 제품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K-푸드와 K-뷰티에 대한 관세도 즉시 철폐된다. 또 의약품, 가전제품, 기계 등 우리 수출 유망 품목에 대한 조지아 측 관세도 철폐된다.

조지아의 주요 생산품인 와인뿐만 아니라 증류주, 천연 탄산수 등에 대해서 우리도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해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산품은 구리 스크랩 등 국내에서 원료로 활용이 가능한 금속, 비금속의 수입 관세도 철폐돼 관련 업계의 생산안정도 기대된다. 다만 쌀, 천연꿀 등 우리 측 민감품목은 개방대상에서 제외됐다.

운송·물류의 요충지인 조지아의 해운, 도로 화물 운송, 창고업, 화물 주선업 등이 폭넓게 개방돼 우리 기업의 운송·물류 네트워크 다각화와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아울러 음반 등 시청각, 출판, 전시업, 교육 서비스 등도 개방돼 조지아 내 한류 접근성 향상을 통한 한류 확산도 예상된다.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주요 공산품을 비롯해 우리 측 경쟁력이 높은 주요 수출품은 역외산 재료나 부품을 활용해 제조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역외산 재료 활용이 가능하도록 완화된 원산지 기준이 적용되도록 했다. 다만 육류나 낙농품 등 동물성 생산품과 주요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는 국내 업계의 우려 등을 반영해 역내산 재료를 사용할 때만 원산지를 인정하는 등 기준을 마련했다.

조지아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총 4800여개 기관이 발주하는 모든 상품·서비스 조달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저작권·상표·디자인 등 지식재산권 전반을 보호하는 실질적 규범에 합의하고 온라인상 지재권 침해에 관한 효과적인 구제장치 또한 마련했다.

정인교 본부장은 "이번 EPA는 양허 수준 또한 높고 공급망, 교통·물류, 에너지 등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양국의 교역 확대는 물론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