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하병제 삼정KPMG M&A센터장 "내년 반도체·이차전지·전력 인프라 M&A 늘어난다"

2024-11-18 18:11
침체기 소부장 회복속도 어려움
사포펀드 중심 시장재편 움직임

하병제 삼정KPMG M&A센터장이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하준 기자]

내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이차전지, 전력 인프라 업종의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이차전지 업종은 기술이 우수하지만 업황이 나빠 매물로 나오는 회사들이 많고 전력 인프라는 수요 증가에 따라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하병제 삼정KPMG M&A센터장은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회사들과 이차전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회사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탓에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이차전지 섹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테슬라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차전지 산업은 현재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를 겪고 있어 단기간에 다시 회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 인프라 분야는 데이터센터와 AI의 발전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송배전,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관련 회사들이 설비 증설이나 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 센터장은 "국내 M&A 시장 흐름은 전형적인 '상고하저'를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M&A보다 합병이나 내부 구조조정에 집중하거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를 겨냥한 사모펀드의 행보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 센터장은 "사모펀드들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모펀드들이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안정적인 투자 방식을 선호하며 지분율 20% 내외인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M&A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하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시장금리가 빠르게 안정되기는 어렵다"며 "환율 변동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내수 경기 둔화 등이 거래 활성화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구체화되어야 M&A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