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봉수 선명한의원 원장 "한의학, 공공의료 한 축 될 수 있다"

2024-11-19 10:47
"한의사 역할 확대가 의료'대란' 대안이자 시대적 필요"
"차별 없는 의료기기 사용 정책 마련 중요"
"정부와 현대의학 협조와 지원이 선제조건"

부산 지역 주민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선명한의원 하봉수 원장을 만나,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융합, 공공의료에서 한의사의 역할 확장 필요성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사진=박연진 기자]

국민 모두의 권리이자 복지인 의료가 '개혁'이라는 기치 아래 '대란'을 겪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의료계와 정부가 강대강(强對强)으로 대립하면서 지역의료, 공공의료, 1차의료 등 다양한 분야가 논쟁과 위기에 휘말리고 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해 암 환자, 중증환자 등 환자들의 피해는 물론, 긴급을 요하는 수술실 확보를 위해 수십 번씩 병원을 찾아 헤매다 사망한 환자까지 발생했다. 의료 대란 사태 피해가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간 것이다. 
 
그럼에도 의정 갈등은 여전히 첨예하다. 해결 기미조차 없다.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감도 쌓여만 가고 있다. '국민이 건강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공공의료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특히 대한한의사협회가 공공의료 확대 논의를 이끌고 있다. 공공의료 분야의 의사 수급난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지역 공공 필수 한정 의사 면허제도 신설을 요청했다. 또, 2년 추가 교육을 통한 의사 부족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한의사 투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다. 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광역시에서 '지역 공공의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활동 중인 하봉수 선명한의원 원장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의학과 현대의학 간 융합과 한의사 역할 확대가 '대란'의 대안이자 시대적 필요라는 것을 정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봉수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보듯이, 공공의료 영역에서도 한의사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의학이 현대의학과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며 "보건소와 군 병원에서 한의 진료가 정착되고 있다. 차별 없는 의료기기 사용 정책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원장은 임상과 진료 정확성을 위해 초음파 장비 등 첨단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의학과 현대의학 간 이원화된 국내 의료체계 속에서, 지역 한의원이 공공 보건 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초음파 장비는 근골격계뿐만 아니라 여성질환 진단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향후 AI 기능이 추가된 장비를 도입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며 "이러한 다양한 실험으로 1차 지역 의료기관으로서 외래 진료가 가능한 한의원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 원장은 한의원과 의원 등 지역 1차 의료기관에 공공 의료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핵심은 '신뢰'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한 공간이 아닌, 환자가 휴식을 찾고 몸과 마음의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의 힐링 공간이자, 편안한 치료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가까운 이웃처럼 상담하며 건강 관리의 든든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환자 맞춤형, 밀착형 '선한 이웃'의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와 현대의학의 협조와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명한의원은 현재 '1차 공공의료 기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과정에 한창이다. 진료과목을 임신·출산 등 부인과, 소아 면역 등 아동과, 면역체계 질환, 내과질환, 근골격계 통증, 안면마비질환 등으로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 원장은 "사상 체질 중심 한의학에 최첨단 의료기술을 접목해 지역 건강 지킴이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의학 전통을 기반으로 공공의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