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정치권의 에너지는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가

2024-11-13 06:00

[사진=노희진 BNK 증권 감사위원장]


11월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이슈들로 점철된  슈퍼 달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고 북한의 우크라이나 참전이 있었다. 대내적으로는 대통령의 담화 및 기자회견, 이재명 대표의 공직 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사건에 대한 선고 등 우리 사회에 파급효과가 큰 이슈들이 산재한 달이다. 
 
국제 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에 따른 미국의 정책 변화가 세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한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대립의 최전방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최선의 외교적 선택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된다.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의 고관세 정책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된다. 국제 사회도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의 영향으로 국제적 협력이 움츠러들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줄 수 있는 걸 많이 확보해야 국제적 협력도 잘 할 수 있다. 원전, 방산,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의 확보는 경제 분야의 이슈를 넘어 국제 관계를 견고하게 하는 받침돌이 될 것이다. 
 
과거 역사를 반추해 보면 국가별 이해 관계에 따라 과거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 오늘의 친구가 미래의 적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정치 상황을 살펴보면 여야 진영이 극단적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을 위한 장외 집회를 개최하고 원내에서는 대통령의 재의 요구가 예견되는 반헌법적 법안도 서슴없이 밀어붙인다. 이러한 와중에 여당 내의 현재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 미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충돌은 여당을 지지하는 보수 텃밭 지역까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외면하게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세수 부족이 대두되고 소상공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율이 높아지면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 

반도체 패권을 위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나 우리나라는 지원의 한계도 있지만 주 52시간 근로 시간 제약으로 인해 한쪽 팔을 묶고 경쟁해야 할 판이다. 의료대란은 신속히 해결해야 될 문제이나 이해 관계집단의 합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8일 발표된 한국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17%로 지난주보다 2% 포인트 하락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이 큰 정치 지도자 세 분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다른 두 분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세 분의 정치 지도자 모두 국민의 편안한 삶을 위해 협력해야 된다. 정치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국민을 위한 실질적 헌신에 기반한다. 세 분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국정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면 어떠할까?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 세수 부족 문제, 경기 활성화 방안, 의료 개혁, 우크라이나 지원, 트럼프 시대의 정책 변화 등에 대해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밝히고 여야의 지도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면 정치권을 따갑게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특검,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판단은 국회와 법원의 결정에 따르면 될 것이다. 국가 발전과 국민의 편안한 삶을 위해 대통령과 여당은 물론이고 다수 야당의 동참과 건설적 역할이 요구된다. 대통령은 쇄신과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 또한 국민의 맘을 토닥이기 위한 노력과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국제 관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국민의 편안한 삶을 위해 정치권의 에너지가 사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