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미래다] UN "공업·산업용수가 물 수요 증가 견인"...美 정부는 인공강우·담수화 총력전

2024-11-13 04:03
전 세계 인구 절반이 특정 기간 '물 부족'
UN "가뭄·홍수 더 늘어난다" 경고
한반도 못지 않게 물 관리 어려운 캘리포니아주
인공강우, 지하수, 담수화, 재활용 등 해법 추진

[사진=UN]
극심한 기후변화에 직면 함에 따라 수자원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싱가포르, 스웨덴 등 물 산업을 국가 핵심 역량으로 여기는 국가는 '싱가포르 국제물주간', '스톡홀름 세계물주간' 등 독자적인 수자원 관련 행사를 개최하며 자국 내 기업과 학계의 수자원 관리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7일 2024년 유엔 세계 물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전 세계 취수량 중 70%가량이 농업용수이지만,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공업용수(20%)와 산업용수(10%)가 전체 물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담수 사용량은 매년 1% 미만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1년 중 특정 기간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인구 중 4분의 1은 ‘매우 높음’ 수준의 물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으며, 연간 담수 공급량의 80% 이상을 재사용하고 있는 처지다.

유엔은 "기록적인 폭우 양상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가뭄의 빈도·기간·강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 물순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가뭄·홍수의 빈도와 강도를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2년 기준 22억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가 농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며 "물 부족으로 인해 35억명의 사람들이 위생 서비스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이 벤치마킹할만한 수자원 관리 사례로는 미국 연방정부·주정부의 '캘리포니아주 수자원확보전략'이 꼽힌다.

캘리포니아는 대부분의 강수량이 북부에 집중되어 있다. 중북부 지역에 형성된 대규모 산맥으로 인해 태평양에서 생성된 비구름은 중부내륙에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

반면 캘리포니아 인구는 대부분 남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중부 '센트럴 밸리'에는 미국 전체 농산물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곡창지대가 펼쳐져 있어 전체 물 수요의 75%가 두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비도 거의 겨울에 내리는 반면 실제 물 수요는 여름과 가을에 크다. 캘리포니아가 한반도 못지않은 수자원 공급과 수요 불균형 지역이라는 게 학계의 공통된 평가다.

때문에 미국 연방·주정부도 댐과 수로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전개해 물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 생활·공업 용수는 주정부가, 농업용수는 연방정부가 관리·공급하는 분업 시스템을 구축했다. 5년을 주기로 ‘캘리포니아 물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이후 성과를 평가해 수자원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캘리포니아 수자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인공 강우 △지하수-지표수 연계운영 △해수 및 지하수 담수화 △하수 재활용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인공 강우는 1950년대부터 추진한 유서 깊은 정책이다. 평시에는 연 12번 정도의 인공 강우를 시도하지만 가뭄이 심할 경우 확대 시행하고 있다. 여름을 넘길 만큼 눈이 쌓이거나 습한 연도에는 기후 변화를 우려해 인공 강우를 하지 않는다.

지하수-지표수 연계운영의 경우 강수량이 충분할 때는 댐과 저수지에서 각 지역 하천으로 물을 방류해 지하수를 충전하고, 가뭄이 들었을 때 지하수 활용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해수·지하수 담수화에 관한 수요가 큰 지역 중 하나다. 현재 22개가 넘는 담수화 시설이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17개의 담수화 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하수 재활용으로는 전체 물 수요의 7%를 충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