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놓인 자영업자…"다중채무자는 줄고, 연체차주는 늘어"
2024-11-03 09:00
다중채무자 작년 3분기 이후 2만명 줄어
이중 연체차주·대출액은 모두 30%씩 증가
"'빚 돌려막기'로 버티는 자영업자 상황 악화"
이중 연체차주·대출액은 모두 30%씩 증가
"'빚 돌려막기'로 버티는 자영업자 상황 악화"
작년 9월 말 이후 1년간 개인 사업자(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의 수는 줄었지만, 그중 연체차주 수와 대출액은 늘고 있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가계 혹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 '빚 돌려막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도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영업자 중 연체차주 수는 지난해(10만3000명) 대비 1.4배 늘어난 1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5만7000명)과 비교했을 때는 2.5배 증가한 수치다. 연체차주가 보유한 총대출금액은 지난해(21조6000억원) 대비 27.27% 늘어난 2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9조5000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20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 수는 지난해 9월말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연체차주의 비중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 수는 2022년 3월말 161만명에서 지난해 9월말 174만명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12월 말 173만600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 9월말 172만명으로 떨어졌다.
다중채무자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차주와 연체대출액이 모두 늘어나며 다중채무자들의 부실 징후가 더 짙어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다중채무자의 수가 줄어든 것은 이들이 폐업하거나 파산하는 등 정리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가운데 연체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버티는 자영업자의 상황도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자산의 건전성이 점차 떨어지게 되고, 대출이 점차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은행들의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지난 8월말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의 8월말 연체율은 0.7%로 2014년 11월(0.72%)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올해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말 0.69%를 기록한 뒤 6월말 0.57%로 대폭 감소했다가 8월말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