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청년 채무자들의 한숨...다중채무자 10명 중 3명은 2030세대
2023-03-05 15:42
청년층 다중채무자 채무금액 115조
청년 5명 중 1명, 빚이 연봉 3배↑
청년 5명 중 1명, 빚이 연봉 3배↑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10명 중 3명은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에 나섰던 청년층은 빚을 막기 위해 또 다른 빚을 내는 경우가 많아 고금리 시대에 또 다른 부실 뇌관으로 꼽힌다.
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다중채무자는 139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다중채무자(447만3000명)의 31%에 달하는 수치다.
다중채무자의 총 채무금액은 589조원으로 이 중 청년층의 채무금액은 전체의 26%(155조1000억원)를 차지했다. 청년층 1인당 대출 잔액은 약 1억1158만원이었다.
문제는 다중채무자가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 금융사에 진 빚을 갚기 위해 다른 금융사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채무를 지는 것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상환 부담이 늘어나 연체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2021년 8455만원으로 2012년(3405만원)의 2.48배에 달했다. 이런 평균값조차 부채가 없는 청년도 포함한 값으로, 부채가 있는 청년으로 한정한다면 평균 부채액은 1억1511만원으로 커진다.
단순 평균 부채액 중 79%인 6649만원은 금융기관 담보대출이었고,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은 1342만원이었다. 2012년에는 금융기관 담보대출이 2587만원, 금융기관 신용대출이 670만원에 불과해 10년 사이에 각각 2.6배, 2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부채는 주거마련과 사업·투자에 주로 쓰였다. 주거마련 용도가 5820만원으로 1인당 부채잔액의 69%를 차지했고 사업·투자 용도엔 1398만원을 사용해 약 17%를 차지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자산 감소와 부채 증가로 청년들이 사회적 약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험을 낮출 방안으로 △청년 대상 재무건강바우처 사업 실시 △청년 자산 형성 관련 사례관리 강화 △부채발생 위험 예방과 금융 이해력 향상을 위한 금융교육 정규교과 편성 △부채로 어려움 겪는 청년 대상 자립 지원 프로그램 제공 △부채·채무조정 제도 인지도 향상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