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지주계 카드사 CEO들···불황형 흑자 속 누가 웃나

2024-10-30 18:30
4대 금융지주 카드사 3분기 당기순익 1.2조···전년比 26.5%↑
판관비 줄이며 비용효율화 노력 결과···연임 청신호 관측 나와
지속가능성과 건전성은 숙제로···연체율 꺾여도 연체 수천억대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왼쪽부터), 이창권 국민카드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사진= 각 사]
연말 4대 금융지주 내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나란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CEO들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비용효율화를 통해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점은 연임 전망을 밝게 한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이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과 건전성 위기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수도 남아 있다.

30일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실적 발표에 따르면 그룹 내 카드사들은 총 1조24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9859억원) 대비 26.5% 늘었다. 하나카드(44.7%)를 비롯해 △KB국민카드 36% △우리카드 19.7% △신한카드 17.8% 등 4개 카드사 모두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는 불황일 때 더욱 늘어나는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올해 임기가 끝나는 CEO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적극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 4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6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한 데 반해,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는 같은 기간 4684억원에서 4995억원으로 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민카드는 판관비를 2.3% 줄였다.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모두 올해 12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으나, 올해 일제히 실적 개선을 끌어내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지속가능성과 건전성 측면에선 보면 연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먼저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마른 수건을 짜낸 결과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수익 개선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카드사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업황 속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건전성 관리도 여전히 우려스럽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카드사의 연체율은 올해 3월 1.47%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별로 연체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3분기 연체율이 지난 6월말 대비 0.05%포인트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 0.42%포인트 오른 것은 물론, 4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오름세가 이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은 업황 전반이 나아졌다기보다는 비용 관리에 적극 나선 결과"라며 "어려운 업황 속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점은 분명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명목으로 제2금융권 전반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지표 관리에 실패했을 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