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총선백서, 패배 요인으로 '김 여사 명품백' 의혹 지목…"매우 큰 영향"

2024-10-28 13:03
불안정한 당정 관계·미완성 시스템 공천 등 7가지 제시
"사과 포함 적절한 대응 없어 부정적 여론 증폭" 분석
'문자 무시 논란' 포함…"韓·대통령실 모두 대응 실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에서 열린 '역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담은 국민의힘의 총선백서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 및 대응은 지난 총선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 백서 결과를 보고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는 총선 패배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 관계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 △승부수 전략 부재 △효과적 홍보 콘텐츠 부재 △당의 철학과 비전의 부재 △기능 못한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등 7가지를 꼽았다.

특히 당정 관계 및 현안 평가 항목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가 거론되며 눈길을 끌었다. 백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 및 대응은 지난 총선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서에 담긴 설문조사를 비롯해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품백 제공자의 의도적 접근 및 불법적 촬영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판적 여론이 조성됐다"면서 "이에 대해 사과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는 사실도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백서는 7·23 전당대회 때 불거진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근거로 불안정한 당정 관계를 지적했다.

해당 논란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총선을 지휘했을 당시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결심이 담긴 문자를 무시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경쟁 후보로 나섰던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통해 국민적 여론을 반전시켜야 했다는 이유로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서는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김 여사가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며 "김 여사의 사과 같은 공적 이슈를 사적 채널로 소통하는 것은 당무 개입과 국정 농단으로 비판받을 수 있어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등 적극적으로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과론적으로 볼 때 본 이슈에 대해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 관계가 주요한 패배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 이슈를 백서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 팀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며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문자 논란을 백서에 수록해야 한다는 주장과 선거 당시 아무도 몰랐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논란을 왜 수록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대립했다. 결국 문자 공방 내용을 경과까지 정리한 뒤 백서에 언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백서는 6대 개혁 과제로 △당의 정체성 확립 및 대중적 지지 기반 공고화 △미래지향형·소통형 조직 구조로 개편 △빅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 및 홍보 역량 강화 △공천 시스템 조기 구축 및 투명성 강화 △취약 지역 및 청년·당직자 배려 기준 구체화 △비전을 가진 싱크탱크, 미래를 위한 준비 등 총 6개 과제를 제시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누구를 비난하기 위해 쓴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백서는 우리 당의 통합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 달라. 우리가 놓친 기회는 변명으로 덮지 말고, 똑바로 직면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