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 이시바 정권 운명 가를 日총선…과반 확보할까

2024-10-27 12:45
日총선 시작...이시바 내각 '연립 여당 과반' 목표
과반 확보 실패하면 이시바 끌어내리기 시작

27일 일본 도쿄의 한 학교에 설치된 투표장에서 투표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 투표가 27일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출범한 지 한 달 되는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 일본 전국에서 시작돼 오후 8시경 종료된다. 개표는 선거 종료 직후부터 시작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접전 지역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곽이 드러나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오전 8시경이면 대략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289개 소선거구(지역구)와 11개 권역의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전체 465석의 중의원을 새로 뽑는다. 지난 15일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출마자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직전 선거보다 293명 늘어난 총 1344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과 고물가 등으로 국민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함께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각종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당의 단독 과반(233석)은 어려우며 여당의 과반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망됐다.

연립여당의 선거 전 의석수는 자민당이 256명, 공명당이 32명으로 총 288석이었다. 자민당이 24석 이상 잃어도 여당 전체를 합쳐 최대 55개 의석까지 잃게 된다면 자민당 단독 과반은 실패해도 연립 여당 과반은 사수할 수 있게 된다.  

자민당은 정권을 회복한 2012년 총선 이후 지금까지 4차례 걸친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 과반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자민당은 참의원과 중의원 양원에서 단독 과반을 잃게 된다.

자민당은 비자금 문제로 여론의 강한 비판에 직면하자 선거 전 관련 의원 12명을 공천 배제하고 34명을 비례대표와 중복 출마를 불가능하게 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구 아베파 죽이기’라는 불만이 분출했다. 이번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가 내세운 목표인 여당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경우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자민·공명 연결 고리가 최근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자민당이 공명당을 더욱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권 운영이 한층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자민당이 접전 지역구에서 막판 부동층의 지지를 얻어 결과적으로 자민당이 의석수를 조금 잃는 것에 그치게 되는 경우 자민당의 실질적인 ‘승리’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자민당 내 비주류인 이시바 총리의 정권 기반은 이번 선거로 견고해질 전망이다.

반면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50석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야당이 분열 상태인 가운데 정권 교체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