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양광업체들 유럽시장 노린다...진코솔라, 독일 상장 추진

2024-10-21 17:12
최대 8700억원 조달...미국공장 건설 등에 투입
유럽 상장 추진 中태양광 업체 올해만 4곳
해외시장 확장 속도...진코솔라 해외 매출 비중 71%

중국 간쑤성 태양광산업단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표 태양광 모듈 제조사 진코솔라(688223.SH)가 독일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진코솔라는 이미 중국과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어 이번 상장에 성공한다면 중국, 미국, 유럽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초의 태양광업체가 될 전망이다. 이 소식에 진코솔라 주가는 이날 중국 증시에서 4% 넘게 급등했다. 특히 중국 태양광업체가 유럽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로, 자국 시장에서 과잉 공급으로 인한 가격 경쟁에 시달리던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망은 진코솔라가 해외주식예탁증서(GDR) 형태로 독일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전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진코솔라 측에 따르면 독일 증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최대 45억 위안(약 8700억원)으로, 1GW 규모의 미국 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진코솔라는 전액 출자 자회사를 설립해 미국 플로리다주에 1GW 규모 모듈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외에 중국 산시성에 짓고 있는 14GW 규모 통합생산기지 건설 프로젝트에도 독일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진코솔라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솔루션 공급업체로서 이번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상장은 중국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해외 진출을 이뤄낼 수 있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이라면서 “자사의 글로벌 성과와 연구개발(R&D) 혁신 능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 태양광업체의 유럽 증시 상장 추진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주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위권인 중국 태양광인버터 업체 양광전력(300274.SZ)이 해외 프로젝트 투자 등을 위해 49억 위안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GDR 형태의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셴다오 등도 올해 2월 스위스 증시 상장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과잉 공급으로 중국 시장 상황이 악화하자, 해외 시장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코솔라의 상반기 실적만 봐도 태양광 모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43.8GW를 기록했지만, 가격 경쟁 심화로 순이익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 기간 해외 판매량과 매출 비중은 각각 65%, 71%에 달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 고조로 미국 시장 점유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사실 룽지뤼넝을 비롯해 푸쓰터, 아이쉰 등 태양광업체들도 앞서 유럽 증시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아직 성공한 기업은 없다. 진코솔라가 이번에 독일 증시 상장에 성공한다면 진코솔라는 중국, 미국, 유럽에 상장된 중국 최초의 태양광업체가 될 전망이다.

한편 진코솔라가 유럽 증시 상장으로 독일을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과 독일 간 금융협력 강화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21세기경제망은 진코솔라가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상장을 선택한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코솔라는 이번 발표 때 2023년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중국과 독일이 양방향 시장 개방 확대에 대해 일련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언급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