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부진에도 '선방'... CATL 3분기 순익 증가세
2024-10-20 16:38
3Q 순익 26%↑·생산성↑
리튬값 하락에...매출 4개 분기 감소
올해 EU, 美 등 해외 전기차 시장 악화
내년 EU 탄소배출 규제 등 전망 밝아
리튬값 하락에...매출 4개 분기 감소
올해 EU, 美 등 해외 전기차 시장 악화
내년 EU 탄소배출 규제 등 전망 밝아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서도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의 올 3분기 실적은 그래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ATL은 18일 저녁 실적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97% 증가한 131억3500만 위안(약2조5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 증가율(13.4%)의 거의 2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 시장 예상치인 147억 위안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다른 경쟁사 실적이 부진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이다.
순익은 증가한 반면 매출은 4개 분기째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매출은 12.5% 감소한 923억 위안이었다. 최근 리튬 등 원자재 가격 급락이 제품 출고가에 영향을 미치며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 매출총이익률은 31%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8.75%포인트, 전 분기 대비로도 4.53%포인트 올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이른바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인 침체기)을 겪으면서 제너럴모터스(GM)부터 포드사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거나 신차 출시를 미루는 모습이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8월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점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21%에서 14.4%까지 내려앉았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던 CATL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CATL은 이날 실적 보고 자리에서 “올해 유럽 시장은 매우 압박이 심하다”며 원래는 10% 성장률을 예상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CATL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CATL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37.1%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LG엔솔의 시장 점유율은 2.3%포인트 감소한 12.1%였다.
특히 CATL은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해 공급망을 더 강력히 통제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중국 장시성 이춘의 리튬 광석 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 것도 리튬 가격이 생산 원가 밑으로까지 곤두박질치며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라 대응한 것이다.
전기차 수요 침체 속에서 많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비용을 고려해 가격이 더 저렴한 리튬철인산 배터리를 채택하면 CATL이 해외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CATL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집중적으로 키우고, 중국 국영 상용항공기 기업 코맥(COMAC)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기용 응축배터리를 개발해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특히 CATL의 양대 첨단 배터리인 치린(麒麟)배터리와 선싱(神行)배터리는 내년 30종 이상의 중국 주류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것이라며 내년 실적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