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 성범죄 급증하는데 미온적인 경찰...전국 경찰서 92곳 성범죄 전담 인력 '미배치'

2024-10-20 16:31
올해 조직 개편으로 관리 전담 인력 251명 편성...경찰서 3곳 중 1곳은 배치 못해
배치 관서 내에서도 경찰관 1인당 관리 대상자 수 '고무줄'... 최대 500명 차이나기도

딥페이크성범죄아웃공동행동이 25일 국회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 개정안 관련 여성가족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259개 경찰서 중 92곳에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관리를 위한 전담 경찰 인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성범죄 대처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시 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상반기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관리 전담 인력 251명을 편성해 전문관리 체계 구축을 도모했으나 인력 부족으로 전국 모든 경찰관서에 배치하지 못했다.

성범죄 신상정보등록 업무는 법무부와 경찰청, 여성가족부가 나눠 맡고 있으며, 경찰청은 신상정보 수집과 사진 촬영, 주기별 대면 점검 등 대상자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올해 9월 기준, 관리 인력 미배치 관서 중 등록대상자가 가장 많은 경찰서는 전북 완주경찰서(대상자 221명)였고, 충북 진천경찰서(220명), 경남 사천경찰서(219명), 서울 방배경찰서(216명), 대구 중부경찰서(205명)에도 전담 경찰관이 없었다. 

시·도청별로는 전남청이 22개 경찰서 중 17곳에, 경북청이 23개 관서 중 16곳에 관리 인력이 없었다. 강원청(13곳)과 경남청(12곳), 전북청(10곳)에서도 미배치 관서가 많았고, 서울청도 종로와 남대문, 혜화, 방배경찰서 등 네 곳에 전담 경찰관이 없었다.

관리 인력 배치 관서 내에서도 1명이 담당하는 대상자 수가 경찰서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기 양주경찰서(1인당 679명)와 충남 천안동남서(1인당 673명)에서는 경찰관 1명이 600명이 넘는 등록대상자를 관리하는 반면, 경남 진해경찰서에서는 1명이 174명을 전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 1명의 대상자 수가 최대 505명 차이나는 것이다.
 
[자료=한병도 의원실]
한편, 최근 6년간 전국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는 2019년 7만1명에서 올해(9월 기준)11만 4913명으로 5년새 4만명 넘게 증가했다. 신상정보등록 기간이 10년에서 30년으로 길어서 매년 누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의무 위반 건수도 늘고 있다. 2021년 4640건에서 2023년 6912건으로 2년새 2272건(49%) 증가했으며, 올해(9월)도 6350건이 적발됐다. 또한, 법무부에 따르면 등록 기간 중 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재등록된 사건이 2019년 1108건, 2020년 1219건, 2021년 1106건, 2022년 1378건, 2023년 1423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었고, 올해(8월 기준)이미 1128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병도 의원은 "제도 특성상 등록대상자가 누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리 업무를 맡은 일선 경찰관들의 부담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찰청은 충분한 인력 확보로 빈틈없는 관리를 도모해서 국민 불안 해소와 재범 예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