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드롬, '독서 열풍'으로…문학 판매 50% 치솟아

2024-10-18 09:36
한강 책 외 국내도서 판매량 7% 늘어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 전년 대비 49.3% 증가
'사자왕 형제의 모험' 등도 주목

한강 작품과 함께 구매한 소설

한강 신드롬을 타고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18일 문화 콘텐츠 플랫폼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지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국내 도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 이는 한강의 책을 제외하고 집계한 수치다.
 
특히 문학 구매자가 전체적으로 늘었다. 한강의 책을 제외하고도,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전년 대비 49.3% 증가했다. 한강의 책을 구매한 이들은 함께 구매한 도서 역시 문학으로, ‘소설·시·희곡’ 분야가 16.1%로 1위를 차지했다.
 
한강 책을 주문하면서 많이 산 소설은 양귀자의 '모순'이다. 이 책은 노벨상이 발표된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21.1%나 급증했다. 1998년 발표한 '모순'은 당시에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며 오랜 기간 소설 부문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최근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후보로 오른 도서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같은 기간 판매가 117배 증가했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로 선정된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52배,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된 '철도원 삼대'는 257배 판매가 급증했다.
 
한강 작가 작품과 함께 구매한 소설 TOP10

한강 작가가 언급하거나 읽었다고 알려진 책들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벨상 발표 직후 스웨덴 한림원이 공개한 한강 작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5배 증가했다.
 
또한 아버지인 작가 한승원에게 추천했다고 알려진 '긴 호흡'과 '올리브 키터리지'의 판매량은 각각 6800%, 2466.7% 증가했다.
 
지난 2014년 ‘지금 나를 만든 서재’ 기획을 통해 한강 작가가 공개한 ‘내 인생의 책 5권’도 주목받고 있다. 임철우 작가의 단편 소설집 '아버지의 땅', 파스테르나크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보르헤르트의 유작 '이별 없는 세대',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판화가 카테리네 크라머의 '케테 콜비츠'의 총 판매량은 20배(1985.7%)가량 늘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읽었다고 말한 국내 소설가의 신작 2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조해진 작가의 '빛과 멜로디'는 138.9%, 김애란 작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은 93.4% 증가했다.
 
김기옥 예스24 도서사업1팀 팀장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독자들이 다른 책들도 함께 구매하며 오랜만에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이번 소식이 일시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더 많은 고객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독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서점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