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리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정우·김대명·박병은의 힘
2024-10-17 15:33
해당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그런 영화들이 있다. 영화의 분위기, 촬영 구도, 음악 등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 영화의 완성도나 기술적 완벽함은 중요하지 않다. 관객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그 영화는 제 몫을 다한 셈이니까.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는 배우들의 얼굴이 남는 작품이다.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배우들의 호흡과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호흡이 맞물리는 순간. 배우들이 캐릭터와 완벽히 일치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순간. 그 순간이 찾아오면 관객들은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영화가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 순간들. 바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비리 경찰인 명득과 동혁은 수사와 비리도 함께하는 친형제 같은 사이다. 두 사람은아픈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노름빚을 갚기 위해 생계형 비리를 저지른다.
병원비와 노름빚에 허덕이던 두 사람은 추적이 불가능한 '더러운 돈'의 정보를 입수한다. 범죄 조직과 연루된 돈이라는 걸 알았지만 각자의 이유로 포기할 수 없다. 명득과 동혁은 이 돈을 훔치기로 하고 계획에 착수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잠입 수사 중이던 또 다른 형사와 마주치고 만 것이다. 형사가 사망하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다.
영화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김민수 작가의 연출 데뷔작이다. 2019년 크랭크업해 5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가 그랬듯 중심축인 인물을 극적 상황에 몰아넣고,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서사를 들여다본다. 범죄를 저지른 인물들이 계획이 어긋나며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을 속절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직관적이고 명확한 작품이다. 장르적이고 오락적인 요소를 내세웠으며 한 가지 주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영화 초반, 인물에 대한 정보를 덩어리째 꺼내놓고 관객들이 수집을 마쳤을 무렵부터는 숨 가쁘게 달려 나간다. 가속도가 붙은 후부터는 멈출 수 없는 긴장감이 이어진다. 두 인물이 겪는 진퇴양난의 위기와 심리적 압박감, 그리고 거침없는 전개를 따르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이르게 된다.
6년 전 촬영된 작품을 지금 공개하는 건 감독에게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익숙한 이야기와 허술한 지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불필요한 곁다리를 모두 제거하고 속도감과 박진감을 강조했다.
영화는 멋스럽지 않더라도 힘이 세고 강렬하다. 여기에 힘을 실어준 건 분명 배우들이다.
명득 역을 맡은 배우 정우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관객들이 순식간에 캐릭터에 동화될 수 있게끔 만든다. 캐릭터에 대한 소개가 불친절하더라도 몇 장면만으로 충분히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아이에 대한 애정, 그로 인한 조급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몰입할 수 있었다. 관객들이 명득을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신뢰감을 형성한 셈이다.
동혁 역을 연기한 김대명도 그러하다. 또 다른 중심축으로서 관객들이 감정의 소용돌이로 빠지게끔 한다. 그가 그려낸 동혁에게 연민을 느끼는 순간,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특히 김대명은 동혁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 기간 15kg가량을 감량했다. 나약했던 인물이 단단해지고 초연해지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그려졌다.
광수대 팀장 승찬 역의 박병은은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킥'이다. 극을 쥐락펴락하며 장르의 '맛'을 더한다. 단단한 내공을 가진 배우답게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이며, 영화의 '킥'으로서 강렬한 마침표를 남긴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제57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17일 개봉.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고, 러닝타임은 100분이다.
그런 영화들이 있다. 영화의 분위기, 촬영 구도, 음악 등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 영화의 완성도나 기술적 완벽함은 중요하지 않다. 관객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그 영화는 제 몫을 다한 셈이니까.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는 배우들의 얼굴이 남는 작품이다.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배우들의 호흡과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호흡이 맞물리는 순간. 배우들이 캐릭터와 완벽히 일치하며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순간. 그 순간이 찾아오면 관객들은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영화가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이 순간들. 바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비리 경찰인 명득과 동혁은 수사와 비리도 함께하는 친형제 같은 사이다. 두 사람은아픈 딸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해, 노름빚을 갚기 위해 생계형 비리를 저지른다.
영화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김민수 작가의 연출 데뷔작이다. 2019년 크랭크업해 5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영화 '불한당', '킹메이커'가 그랬듯 중심축인 인물을 극적 상황에 몰아넣고,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서사를 들여다본다. 범죄를 저지른 인물들이 계획이 어긋나며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은 관객들을 속절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 초반, 인물에 대한 정보를 덩어리째 꺼내놓고 관객들이 수집을 마쳤을 무렵부터는 숨 가쁘게 달려 나간다. 가속도가 붙은 후부터는 멈출 수 없는 긴장감이 이어진다. 두 인물이 겪는 진퇴양난의 위기와 심리적 압박감, 그리고 거침없는 전개를 따르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이르게 된다.
6년 전 촬영된 작품을 지금 공개하는 건 감독에게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김 감독은 익숙한 이야기와 허술한 지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불필요한 곁다리를 모두 제거하고 속도감과 박진감을 강조했다.
영화는 멋스럽지 않더라도 힘이 세고 강렬하다. 여기에 힘을 실어준 건 분명 배우들이다.
명득 역을 맡은 배우 정우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관객들이 순식간에 캐릭터에 동화될 수 있게끔 만든다. 캐릭터에 대한 소개가 불친절하더라도 몇 장면만으로 충분히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아이에 대한 애정, 그로 인한 조급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함께 몰입할 수 있었다. 관객들이 명득을 믿고 따를 수 있도록 신뢰감을 형성한 셈이다.
동혁 역을 연기한 김대명도 그러하다. 또 다른 중심축으로서 관객들이 감정의 소용돌이로 빠지게끔 한다. 그가 그려낸 동혁에게 연민을 느끼는 순간,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특히 김대명은 동혁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 기간 15kg가량을 감량했다. 나약했던 인물이 단단해지고 초연해지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그려졌다.
광수대 팀장 승찬 역의 박병은은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의 '킥'이다. 극을 쥐락펴락하며 장르의 '맛'을 더한다. 단단한 내공을 가진 배우답게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이며, 영화의 '킥'으로서 강렬한 마침표를 남긴다.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제57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17일 개봉.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고, 러닝타임은 10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