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고려아연 갈등 더 커져..."공개매수로 실리 확보" vs "시세조종 행위 조사"
2024-10-17 14:03
MBK·영풍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선계획 발표할 것"
고려아연 "금융당국서 불공정거래 확인 시 조치"
고려아연 "금융당국서 불공정거래 확인 시 조치"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완료된 후, MBK 측은 17일 공개매수를 통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마지막 날 발생한 ‘단시간 주가 급락’ 사태와 관련해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MBK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K·영풍이 기존 33.13%에 5.34%의 추가 지분을 확보해 총 38.47%의 의결권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MBK 관계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고가 자사주 공개매수에도 110만주 이상의 의결권 지분이 우리 측에 몰린 것은 주주들이 우리의 거버넌스 개선 의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5500억원 규모의 불투명한 투자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연루 의혹 등 최 회장의 최근 행태가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MBK 관계자는 "무리한 차입은 고려아연의 신용등급 하락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공개매수 결과는 고려아연 주주들이 누가 더 모든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을 할 것인지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영풍 측은 향후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제고와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의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는 오전부터 꾸준히 상승하며 오후 1시 12분에 이날 최고가인 82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1일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 가격과 물량을 각각 89만원과 20%로 상향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한 지 두 시간 만에 급락해 77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이날 종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1000원(0.1%) 하락한 79만3000원에 마감됐다. 이는 MBK가 함께 진행한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주가 상승 탓에 실패로 돌아간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주가 급락 사태에 대해 시세조종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는 행위는 금지되며, 이는 잘못된 매매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에 해당된다.
특히 고려아연은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이후 특정 시간대에 매도량이 급증한 점에서 특정 세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당시 최고가인 82만원에서는 장내 매도가 유리한 일부 투자자가 있을 수 있지만, 주가가 8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MBK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꾸준히 매도가 이뤄지면서 주가가 78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점은 일반적인 시장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가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급락 사태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며 "금감원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