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폭파·우주 발사체 발사 가능성…무인기 서울 영공 침범할 수도

2024-10-14 16:41
"끔찍한 참변 일어날 것"...향후 도발 시나리오 전망
합참 "국면 전환 위해 감행 예상…강력히 응징" 경고

북한이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 가운데 14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에 새로 설치 중인 초소와 철책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앞세워 대남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경선 부근 8개 포병여단에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작전 예비 지시가 내려졌고, 남북 간 육로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위한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우리 수도 상공에서 대한민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북한의 다음 도발을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국면 전환을 위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다든가, 경의선·동해선 등에서 보여주기식 폭파 등 작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경의선·동해선 인근 도로 폭파 준비에 대해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가림막 뒤에서 작업하는 것들이 식별됐다"며 "이르면 오늘도 폭파가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소규모 도발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포 사격 등이 거론된다. 이 실장은 북한의 서해 NLL 인근 해안포에 대해 "내부 공기 정화 등을 위해 가끔 열어두기도 한다"며 포문 개방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이 '선 조치, 후 보고'하고 강력히 대응하도록 하는 훈련과 지침들은 하달돼 있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북한의 포 사격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무인기가 어디에서 떴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점 타격이라는 명분으로 포 사격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포 사격을 휴전선 인근에서 할 가능성은 낮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군사분계선을 넘으면 상황이 확대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이 지난 5월 27일에 실패한 우주 발사체를 추가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위성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또 필요한 실험도 하는 정황이 있기 때문에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 시간에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남한 무인기가 지난 3일, 9일, 10일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이 무인기로 서울 영공 침범을 단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22년 12월에는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수도권 영공을 침범했다.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10시 19분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5시간 동안 한국 상공을 돌아다녔고, 이 중 1대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까지 침투했다.
 
신 연구실장은 "북한 무인기가 우리 측 주요 시설 상공에 들어와 전단과 밀가루 등을 뿌릴 수도 있다"며 "최근 평양에서 비행한 무인기보다 위협 수준을 조금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