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공벨트' 넘어 '항공우주'로 영토 확장

2024-10-15 05:00
방산업계, 미래 먹거리 개척 활발

[이미지=아주경제 DB]

국내 방산업계가 'K-방공벨트'를 넘어 항공우주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육·해·공에서 획득한 강점을 바탕으로 폭발적 잠재력을 가진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우주 산업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항공우주 시장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이차전지보다 성장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등은 우주항공사업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약 3000억~4000억 달러(약 542조 52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발사, 위성제조 등 직접 산업을 제외한 통신, PNT 등 파생 산업까지 포함하면 연간 6300억 달러(약 854조원) 이상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006년 최초로 민간 로켓을 발사한 이후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주 관련 지상장비, 서비스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방산업계도 저궤도 인공위성과 위성 수송을 위한 발사체 스타트업이 향후 핵심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간 주도 우주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약 500억원을 투자해 독자적인 발사체 제조 인프라를 짓고 있다. 전남 순천에 약 6만㎡(1만8000평) 규모로 조성되는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 센터'는 내년 완공 예정이다. 2026년 발사 예정인 누리호 5호기를 비롯해 후속 신규 발사체 제조를 맡을 핵심 시설이다.

현대로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도 우주모빌리티 시장 개척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매월 워킹그룹 정례 회의를 열고 국내외 시장에서 상업화할 수 있는 재사용발사체, 우주비행체 등 우주 모비리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1998년 시작된 국내 최초 액체로켓이었던 KSR-3의 시험 및 발사설비 구축과 엔진 제작을 시작으로 한국형발사체사업 추진기관시스템과 추진공급계 시험설비를 구축한 바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다목적실용위성1호 사업에 참여한 이래로 지난 30년간 다목적실용위성 시리즈와 정지궤도위성, 달궤도선 등 다양한 중대형 위성 사업에 참여해왔다. 양사는 민간 주도 위성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우주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LIG넥스원도 한국항공대와 손잡고 '다분야 위성 공동개발 협력 및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구체적으로는 △신호정보, 지구관측, 통신위성 등 다양한 위성 기술 분야 공동개발 추진 △우주전문인력 공동 양성 △공유 협업체계 구축 등에 대해 상호 협력해 글로벌 우주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도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을 신설하고 내년도 예산을 9649억원으로 편성했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예산은 1478억원, 2032년 달 착륙선을 탑재하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는 1508억원, 차세대 통신·기상 위성 등 첨단 위성 개발에는 2123억원, 달 착륙선 개발 및 거대전파망원경 건설 참여에는 543억원 등이 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