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한계 어디까지?…女 마라토너 체픈게티, 2시간10분 벽 깨자 세계 '깜짝'

2024-10-14 10:20

체픈게티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여자 마라톤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케나 육상 선수 루스 체픈게티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펼쳐진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의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여자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시간 10분 이내에 결승선을 통과해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앞서 많은 전문가는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10분대 기록이 깨지기 힘들 것이라 봤다. 일례로 호주 경제학자인 사이먼 앤거스 교수는 지난 2019년 2월 논문을 통해 "여자 마라토너가 달성 가능한 기록의 한계는 2시간05분31초"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2시간10분을 돌파할 수 있느냐가 한계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체픈게티는 이날 경기에서 2시간17분32초로 2위를 차지한 에티오피아 육상 선수 아세파 케베베의 기록과 비교해 무려 약 8분이나 빨랐다.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인 2시간14분18초보다 4분22초나 앞당겼다. 기존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에티오피아 육상 선수 티지스트 아세파의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 기록 2시간11분53초 기록과 약 2분 정도 차이가 났다.

이러한 기록 경신에는 과학적 발전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앤거스 교수는 논문에서 "기후와 환경만큼이나 인간의 기술이 마라톤 기록에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한편, 남자 마라톤 세계 신기록은 케냐 국적의 고(故) 켈빈 키프텀이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 00분 35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남자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시간1분대의 기록을 깨뜨렸다. 그러나 키프텀은 지난 2월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날 신기록을 세운 체픈게티는 "이 기록을 키프텀에게 바친다"며 전 동료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